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주식시장의 야간 거래와 토큰화 증권을 뒷받침할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전대리인 규칙 개편, 시세정보처리기(SIP) 운영시간 확대, 24시간 거래 준비 라운드테이블이 같은 흐름에서 추진되고 있다.
SEC는 미국 현지시간 9월 1일 등록 이전대리인 규칙 개편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기존 규칙과 양식을 고치고 새 규칙 2개를 추가하며 기존 규칙 1개를 폐지하는 구조다. SEC는 이번 제안이 전자 기록보관과 전자 통신, 블록체인 기술 사용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대리인은 증권 발행, 명의 이전, 주주명부 관리 등 결제·청산 체계의 기초 업무를 맡는 기관이다. SEC 제안서는 토큰화 증권과 분산원장기술(DLT), 스마트계약이 이전대리인의 기록관리와 보안, 운영 위험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큰화 증권의 경우 주주 식별 정보에 디지털 월렛 주소 같은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는 문구도 담겼다.
다만 이번 안은 확정 규정이 아니다. 공개 의견 수렴은 연방 관보 게재 후 60일 동안 진행된다. 월렛 주소를 주주 식별 정보로 어디까지 인정할지, 온체인 기록과 오프체인 개인정보를 어떻게 연결할지, 블록체인에만 남은 기록의 무결성과 접근성을 어떻게 보장할지는 공개 질문으로 남아 있다.
SEC 거래시장국은 2025년 5월 15일 FAQ에서 등록 이전대리인이 DLT를 공식 주주명부 파일 또는 그 일부로 쓸 수 있다는 스태프 견해를 냈다. 이 문서는 규칙이 아니며 법적 구속력도 없다. 이번 제안은 그 가능성을 규정 문구로 옮기는 초기 단계에 가깝다.
거래시간 인프라도 함께 움직였다. SEC는 6월 26일 CTA·CQ 플랜 변경을 승인해 SIP 운영시간을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일요일 오후 9시부터 금요일 오후 8시까지로 넓혔다. 한국시간으로는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토요일 오전 9시까지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미국 동부시간 오후 8시, 한국시간으로는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에 1시간 기술 점검 중단을 둔다.
이는 완전한 24시간 7일 주식시장이 아니라 평일 야간 거래를 지원하는 시세 배포 인프라 확장이다. 나스닥은 4월 10일 하루 23시간, 주 5일 거래 확대 승인을 받았다.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는 5월 21일, 시카고옵션거래소 EDGX(Cboe EDGX)는 5월 29일 관련 승인을 받았다. 24X는 2024년 11월 야간 거래를 포함한 전국 증권거래소 등록 승인을 받았다.
SEC는 한국시간 9월 17일 오후 11시부터 18일 오전 5시까지 워싱턴 본부에서 24시간 거래 준비 라운드테이블을 연다. 의제에는 거래소와 브로커딜러 준비, 야간 감시, 종가 산정, 청산·결제 변화, 투자자 보호, 사이버보안, 시장데이터 연속성, 인력 운영이 포함됐다.
폴 앳킨스(Paul S. Atkins) SEC 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제안은 증권 발행과 주식 이전에서 전자 통신과 블록체인 기술 사용을 포함한 현재 절차와 운영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미 셀웨이(Jamie Selway) SEC 거래시장국장은 같은 자료에서 "현대에 맞춘 규제 체계의 또 다른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SEC는 이전대리인 업무와 시장 구조 개편을 별도 사안이 아니라 연결된 시장 인프라 정비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라쿠텐증권(Rakuten Securities)과 오션 핀테크 벤처스(Ocean Fintech Ventures)는 24X의 야간 거래 허용을 지지하는 의견서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시간대 수요와 접근성 확대를 근거로 들었다. 반면 닐 P. 오스나토(Neil P. Osnato)는 공개 의견서에서 연속 24시간 거래 모델이 단순한 접근성 확대가 아니라 유동성, 감시, 청산·결제, 사이버보안, 책임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크립토 독자에게 핵심은 미국 주식시장의 거래창이 길어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토큰화 증권의 명의 기록, 시세 배포, 야간 감시, 청산·결제가 함께 정비돼야 온체인 주식형 상품의 법적 기반도 선명해진다. 중앙화거래소 주식형 퍼프 시장이 커진 흐름과도 맞닿아 있지만, SEC 문서가 곧 토큰화 주식의 전면 허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SEC 라운드테이블 공개 의견은 행사 전까지 제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