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기관이 가상자산 규칙을 확정하면 이를 바꾸는 데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고, 업계 운영 기준으로 자리 잡은 뒤에는 변경 과정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크리스틴 스미스(Kristin Smith) 솔라나 정책연구소(Solana Policy Institute) 회장은 규칙 변경의 부담을 지적하면서도 의회 입법이 더 지속적인 법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스미스 회장은 10월 6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칙 제정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확정된 규칙을 바꾸려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취지다.
발언의 배경에는 시장구조 법안의 의회 논의가 막힌 상황이 있다. 미 상원은 9월 15일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CLARITY Act·H.R.3633)의 심의 개시를 위한 토론 종결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했다. 표결 대상은 법안 최종안이 아니라 본회의 심의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였다.
의회 논의가 지연되는 동안 규제기관은 기존 권한에 따라 해석을 내거나 규칙 제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SEC는 3월 17일 가상자산과 관련 거래에 연방 증권법을 적용하는 해석을 발표했고, CFTC는 관련 지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SEC의 발표는 디지털 상품·수집품·도구·스테이블코인·증권으로 자산을 분류하는 틀을 제시한 규제기관의 해석이다.
규칙이 업계의 운영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 변경 과정에서 조정 비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스미스 회장의 우려다. 반면 업계 의견 수렴과 법적 검토를 거친 규칙은 사업자가 적용 기준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느 효과가 클지는 규칙의 내용과 법적 지위에 달렸다.
규칙을 바꿀 통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의회심사법(CRA)은 의회가 일정 기간 안에 기관 규칙을 심사하고 공동 결의안으로 무효화할 수 있도록 한다. 변경 가능성은 해당 규칙에 CRA가 적용되는지와 의회 절차가 진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솔라나 정책연구소는 7월 9일 CFTC의 핀테크 혁신 장벽 관련 정보 요청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연구소의 공개 법률 자료 목록에는 ‘핀테크 혁신 장벽에 관한 CFTC 정보 요청 답변’이라는 문서가 올라와 있다. 의견서의 제안이 향후 규칙에 반영될지는 별개의 사안이다.
SEC가 의회 입법과 별도로 자체 규정 정비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기관의 규칙 제정과 의회 입법은 서로 다른 경로로 진행된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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