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 해커조직의 SK텔레콤 고객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현장 점검 등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국민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빠른 시일 내 진위를 파악하고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9월 16일, ‘스캐터드 랩서스’라는 국제 해커조직이 SK텔레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탈취한 뒤 다크웹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SK텔레콤에 요구했다. 스캐터드 랩서스는 이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고객 데이터 100기가바이트 분량의 샘플을 1만 달러에 판매하겠다는 게시글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 측 주장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 고유 ID를 포함해 이름, 전화번호, 생년월일, 주소, 가입일 등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보가 실제로 유출됐다면 신분 도용, 스팸 마케팅, 전화 사기 등 2차 피해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회사 측은 다크웹에 공개된 샘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데이터에 사용된 웹사이트 주소와 FTP 화면 등이 실제 자사 시스템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전혀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를 캡처해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현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정부는 이번과 같은 해킹 의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증가하는 사이버 침해 사고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모든 사실 확인 과정을 명확히 하고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실제 발생했을 경우, 국내 통신 인프라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정보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강화와 함께, 통신사 등 주요 정보통신 기업에 대한 보안 규제나 감독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해커 조직의 주장이 허위로 판명된다면, 사이버 공갈이나 허위 정보 유포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 공조 수사 체계 역시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