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차지AI, 클라우드 벗어난 AI 칩 'EN100' 공개…노트북서도 200TOPS 실행

차세대 AI 컴퓨팅의 혁신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 엔차지AI(EnCharge AI)가 새로운 AI 가속기 칩 'EN100'을 공개하며 모바일부터 워크스테이션에 이르는 다양한 현장 장치에서 고성능 AI 추론을 가능케 할 기술적 도약을 선보였다. 프린스턴대 연구팀에서 시작된 이 스타트업은 누적 투자금 1억 4,400만 달러(약 2,075억 원)를 기반으로 에지 장치에서 클라우드 의존도를 최소화하는 강력한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갖춘 칩 설계에 집중해왔다.

EN100은 기존의 디지털 기반 칩과 달리 아날로그 메모리를 내장한 인-메모리 컴퓨팅(in-memory computing)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설계됐으며, 최소 전력 하에서 200TOPS 이상의 AI 연산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가 제한된 노트북 환경이나 전력 효율이 중요한 엣지 장치에서도 고도화된 AI 기능을 부담 없이 구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칩은 M.2 및 PCIe 두 가지 폼팩터로 출시된다. 노트북용 M.2 모듈은 8.25W의 전력 범위 내에서 고급 AI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으며, 워크스테이션용 PCIe 모델은 1페타OPS에 달하는 연산 성능을 발휘해 복잡한 AI 모델 및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다. GPU급 성능을 훨씬 낮은 전력 소비로 구현할 수 있어 비용과 에너지 측면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춘다.

회사 측은 EN100이 클라우드 중심의 기존 AI 컴퓨팅 방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도 현장에서 안전하고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응답 속도 향상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 등에서 큰 장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상시 동작하는 멀티모달 AI 에이전트나 현실감 넘치는 실시간 게임 구현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기대된다.

엔차지AI는 소프트웨어 지원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PyTorch, 텐서플로우 등 주요 프레임워크와의 호환성을 갖춘 특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EN100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적화된 컴파일러와 개발 도구는 고성능 모델 구동을 위한 핵심 기반을 제공하며, 프로그래머블한 설계를 통해 미래의 AI 모델에도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

칩 제조 방식 역시 차별화돼 있다. 기존 트랜지스터 대신 정밀한 금속 전선 및 커패시터 기반 스위치를 사용해 아날로그 컴퓨팅의 고질적인 노이즈 문제를 해결했으며, 동일 면적 내 포함 가능한 연산 성능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크기와 무게에 민감한 기기에서 고성능 AI를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이번 발표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으로부터 1,860만 달러(약 268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OPTIMA'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으로, 고속/저전력 인-메모리 연산 기술의 상업적 잠재력을 실현하는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나빈 베르마(Naveen Verma) CEO는 해당 기술이 오랜 세대에 걸친 실리콘 연구를 통해 위험성을 제거한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AI 모델의 폭발적 확장과 연산 수요 급증 속에서, EN100과 같은 솔루션은 AI 기술의 일상화와 분산화를 앞당길 핵심 열쇠로 평가된다. 특히 소비자 전자기기를 넘어 항공우주, 국방 등 고성능·저지연이 필수적인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적용 가능성도 높다. 현재 주요 노트북 제조사와 AI 솔루션 기업들이 EN100의 조기 접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2차 프로그램 신청도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엔차지AI는 구글(GOOGL), 엔비디아(NVDA) 등 데이터센터 중심의 경쟁자가 많은 시장이 아닌, 에지 디바이스 및 고효율 AI PC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벤처스, 타이거글로벌, RTX벤처스 등 유수 투자자들이 이를 눈여겨보고 자금을 투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는 현재 66명의 직원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AI 컴퓨팅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