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미국 정부 자문 역할에서 한발 물러선 가운데, 그가 이끄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TSLA)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밝히며 정부 기관과의 협업을 정리했지만, 그의 주요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머스크의 인공지능 회사 xAI는 최근 사내 직원들의 지분 매각이 허용되는 조건으로 1130억 달러(약 162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3억 달러(약 432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초 xAI가 X(구 트위터)와의 공식 통합을 발표하며 함께 공개했던 양사의 통합 기업가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별개로, 지난달 말에는 그의 또 다른 신경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90억 달러(약 12조 9600억 원)의 기업가치로 6억 달러(약 86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들 기업은 공식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 외 유망 스타트업들을 통해 미래 핵심 기술 분야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주 연방 정부 산하 ‘정부 효율성 부서(DOGE)’에서 손을 뗐다고 밝혔고, 이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여전히 '조언자이자 친구'로서 정부와 지속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백악관과의 영향력은 유지하려는 이중 전략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의 행보는 테슬라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초 부진했던 전기차 판매 실적 여파에 주가가 한때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저점 대비 반등에 성공하며 투자자 관심이 다시금 쏠리고 있다. 특히 이달 중으로 예정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의 로보택시 런칭 등의 관전 포인트가 다가오면서 전기차 기업을 넘어 종합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머스크의 전략이 재조명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5% 하락한 약 341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