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 클라우드와 미국 의료보험사 하이마크 헬스(Highmark Health)가 생성형 AI(Gen AI)를 기반으로 의료 청구 처리와 환자 서비스 효율화를 추진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두 기업은 기존 인프라를 혁신하고 AI 활용을 일상 업무에 정착시키기 위해 수년간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의료 산업 전반은 물론 다른 산업에서도 적용 가능한 실용적 조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마크는 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관리하는 통합 보험-의료 서비스 조직으로, 현재 14,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구글 클라우드 AI 기반 도구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기간 사용된 코볼 기반 시스템까지 AI 인프라에 통합하면서 역사적인 시스템 조정의 성과를 거뒀다. 전체 업무의 약 90%를 무중단 상태로 복제하면서 실행 속도와 정확성을 개선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구글 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 윌 그래니스(Will Grannis)는 실질적인 AI 적용은 '데이터 준비'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모델보다 먼저 데이터를 정비해야 실험과 최적화 프로세스가 가능해진다”고 그는 밝혔다. 이에 맞춰 하이마크는 실제 업무에 특화된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반복 학습 구조, 그리고 사용자 피드백 기반 개선 전략을 도입해 AI 도구가 자연스럽게 일에 녹아들도록 했다.
특히 의료 서비스 공급자 인증 절차에서 AI의 가치가 크게 드러났다. 과거에는 사람이 여러 시스템에서 정보를 수동으로 조회해야 했지만, 이제는 AI가 데이터를 자동으로 병합하고 적합 여부를 검토한 뒤, 인용과 함께 실행 가능한 제안을 제공한다. 이는 의료진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정확성과 신뢰를 높이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단순한 챗봇이 아닌 ‘다중 에이전트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한다는 점이다. 구글과 하이마크는 대화형 AI에서 벗어나 과제를 자율적으로 수행하고 결과를 반환하는 ‘목표 지향형 에이전트’로 전환하고 있다. 이들은 번역, 조사, 문서 처리 등 다양한 기능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AI를 설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시스템 백엔드에 통합돼 실시간 업무 자동화를 지향한다.
또한 구글은 에이전트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리눅스 재단과 함께 'Agent Protocol'이라는 오픈스탠더드 기반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이는 다양한 AI 모델 간 연동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기반으로, 기업 내 AI 시스템 확장의 핵심 표준이 될 전망이다.
패널 토론에서 양사는 "모델 중심이 아니라 과제 중심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을 반복 강조했다. 이는 기업이 자체 모델을 새로 개발하기보다는 기술 파트너의 역량을 활용하고, 업무 목적에 맞는 모델이나 툴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라는 의미다. 예컨대 하이마크는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에는 제미니 2.5 프로(Gemini 2.5 Pro)를, 실시간 대응에는 제미니 플래시(Gemini Flash)를 활용하면서, 목적에 최적화된 모델 조합 전략을 도입했다.
하이마크의 최고 데이터 책임자 리처드 클라크(Richard Clarke)는 “AI의 미래는 단순한 통찰 생산이 아니라 실질적 행동 실행에 있다”며,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 내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구글과 하이마크의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업무 방식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전제로 한 전략적 접근이다. 초기 데이터 준비와 유연한 플랫폼 설계, 명확한 목표 설정이 뒷받침된 이 모델은 예산 규모와 무관하게 실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의료를 넘어, 기업 전체가 생성형 AI 도입을 검토할 때 참고할 만한 현실적 청사진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