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제조의 AI 혁명… 하드리안, 3,740억 원 투자 유치

방위산업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 제조 기술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하드리안 오토메이션(Hadrian Automation)이 2억6,000만 달러(약 3,74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피터 틸이 설립한 파운더스펀드와 럭스캐피탈이 공동으로 주도했으며, 앤드리신 호로위츠(a16z) 등 기존 투자자와 함께 알티미터캐피탈, 1789캐피탈 등 신규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이로써 하드리안이 현재까지 유치한 총 투자금은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넘어섰다.

하드리안은 미국 내 제조업 재건을 목표로 고도화된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국방·항공우주 분야의 부품 제조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현재 수십 개에 달하는 중소규모 기계 가공업체들이 고령화된 인력에 의존해 느린 수작업 중심의 생산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드리안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자동화 공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설립자이자 CEO인 크리스 파워는 단순한 인력 대체가 아니라 자동화를 통해 작업자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금은 하드리안의 세 번째 공장 '팩토리 3'의 건설에 사용될 예정이다. 새 공장은 미국 애리조나 메사에 위치하며, 27만 제곱피트(약 2만 5,000㎡) 규모로 연말까지 가동을 목표로 한다. 하드리안 측에 따르면 이 공장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토런스에 위치한 50만 제곱피트 규모의 기존 공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생산 능력은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시설 확장과 기존 공장 증설도 병행되며, 애리조나 공장만으로도 약 350명의 지역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하드리안은 정밀 기계 가공(CNC) 기술을 공장 운영의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향후에는 정밀 용접, 주조, 적층제조(3D프린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의 AI 및 로봇 자동화 기술은 생산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데 집중되며, 국방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미국 국방부 관련 다수의 계약을 수주한 하드리안은 전통적인 방산 기업인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등과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워 CEO는 항공기, 함정, 잠수함 제조 등 고숙련 인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인력 절벽이 심각하다며, 이 문제를 국가 안보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드리안은 향후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해주는 '팩토리-애즈-어-서비스' 모델까지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는 제조 외주 방식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하드리안은 자사 공장 직원들을 30일 이내에 훈련시켜 현장에 투입하고 있으며, 그들의 작업 효율을 최대 10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현재 근무 중인 인력 중에는 군 전역자, 간호사 등 공장 경험이 없던 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하드리안의 부상은 단순한 방산 제조 혁신을 넘어, 자동화 기술로 무장한 차세대 미국 제조업의 가능성을 여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