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에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중국 경쟁사 BOE를 상대로 사실상 승소했다는 소식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주가가 8월 13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ITC가 지난달 예비판결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이다. ITC는 BOE가 삼성의 기밀 정보를 부정한 방식으로 취득하고 이를 자사 제품에 활용했다며, 이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질적인 피해와 중대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ITC는 BOE의 미국 내 OLED 패널 수입을 약 15년간 금지한다는 명령도 함께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관련 종목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8분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는 전일 대비 21.11% 오른 13,140원에 거래됐다. 덕산네오룩스는 21.26% 상승했고, 비에이치와 케이씨텍도 각각 17.34%, 9.98%의 상승률을 보였다. 일진디스플레이는 가격 제한 폭에 근접한 29.94%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OLED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 기업의 기술 격차 추격과 저가 공세로 한국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ITC의 이번 결정이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국제무역 분쟁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다시 한번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 판결은 오는 11월에 내려질 예정이지만, 예비판결에서 핵심 쟁점 대부분에 대해 삼성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OLED 관련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보호 정책 강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