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기준금리를 4.00%로 전격 인하하면서, 긴축적이었던 금리 정책에 변화의 신호를 보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자,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BOE는 8월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4.25%에서 0.25%포인트 낮춘 4.00%로 조정했다. 이는 2021년 말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내는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물가 안정세와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금리 인하가 단행됐다.
이번 조치는 고물가 대응 과정에서 급속히 높아졌던 기준금리를 조정해,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의 회복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반까지 두 자릿수를 웃돌던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들어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와 함께 제조업·서비스업 경기지표도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BOE는 이러한 지표를 반영해, 과도한 긴축으로 인한 경기 위축을 막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변화를 통해 중앙은행이 물가와 성장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모습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이번 금리 인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향후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간 높은 금리 수준이 세계 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잉글랜드은행은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물가상승률이 재차 반등하거나 국제유가 등 외생 변수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연쇄적인 금리 인하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BOE는 추가적인 금리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영국의 소비 및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