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고용 둔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연준의 일부 인사들은 이를 미국 경제의 전환 시점으로 평가하며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8월 6일(현지시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주최 좌담회에서 최근 발표된 7월 고용지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번 통계 조정이 전환점의 징후로 보인다”며, 고용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7만3천 명 증가에 그쳤고, 앞선 5~6월의 고용 수치도 하향 조정돼 총 25만8천 명 감소로 반영됐다.
이 같은 수치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돈다. 민간 분석 기관들은 적어도 월 15만 명 이상의 고용 증가를 예상했지만, 실제 발표는 그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이전 월의 수치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지표 신뢰도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부의 통계 발표를 강하게 비판했고, 노동통계국장을 정격 경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최근 전격적으로 사임한 것도 주목된다. 쿠글러 이사는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통화 긴축을 선호해 왔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자리를 떠나면서 연준 내 금리 인하 쪽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더욱 뚜렷해졌다. 실제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하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쿡 이사는 또 기업들이 겪는 불확실성이 일종의 보이지 않는 세금처럼 작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요인은 GDP 통계에 직접 나타나지 않지만 경제에는 확실한 손실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용뿐 아니라 기업 투자와 소비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종합하면, 미국 연준은 향후 통화정책에 있어 보다 유연한 접근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준금리 인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으며, 고용 지표와 물가 흐름의 변동이 그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