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엔터, 디즈니와 손잡고 '스타워즈·마블' 웹툰화…주가 81% 급등

네이버웹툰의 미국 자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월트디즈니와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1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하루 만에 80% 이상 치솟는 급등세를 보였다. 디즈니의 엄격한 검토 절차를 통과한 첫 아시아계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

웹툰 엔터는 전날 장 마감 직후 디즈니와 글로벌 콘텐츠 협업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디즈니 산하의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 등의 유명 지식재산(IP)이 웹툰 형식으로 재구성된다.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스타워즈와 같은 대표 콘텐츠들이 기존의 화면 스크롤이 아닌 세로형 웹툰 방식으로 제작돼, 웹툰 플랫폼 전용 앱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총 100편에 달하는 신규 시리즈가 웹툰 엔터의 영문 서비스 앱에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디즈니와의 협력이 단순한 콘텐츠 확대를 넘어서 플랫폼 자체의 가치 상승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디즈니는 IP 배급과 협력에 있어 유독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들 역시 이번 계약에 주목하면서, 웹툰 플랫폼이 기존 전통 미디어로는 도달하기 어려웠던 독특한 소비자 집단―특히 젊은 모바일 기반 독자층―과 연결될 수 있는 유의미한 채널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의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는 디즈니의 ‘공식 승인’이 웹툰 엔터가 갖는 전략적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3일 뉴욕증시에서 웹툰 엔터의 종가는 16.96달러를 기록해 전일보다 81.2% 상승했다. 이는 올해 들어 줄곧 부진했던 주가 흐름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지난해 7월 상장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과 낮은 주가로 고전했던 웹툰 엔터는 지난해 말 공모가(21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달러선에서 거래돼 왔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2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 역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워왔는데, 이번 디즈니 협력을 계기로 반등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계약이 디즈니 입장에서도 이례적으로 대규모에 속하는 출판 부문 협력 사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JP모건은 이 파트너십을 디즈니가 체결한 최대 규모의 콘텐츠 공급 계약 중 하나로 평가하며, 향후 더 많은 글로벌 IP 보유자들이 웹툰 플랫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향후 웹툰 엔터가 이 파트너십을 얼마나 안정적 수익 구조로 연결시키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성장세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즈니 외에도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등 대형 콘텐츠 보유 기업들이 유사한 협력 구조를 고려할 경우, 글로벌 웹툰 시장 자체의 위상도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