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기술 스타트업 에이트슬립이 최근 1억 달러(약 1,440억 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하며 글로벌 확장과 의료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이번 시리즈 D 라운드는 HSG가 주도했으며,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 파운더스 펀드, Y콤비네이터 등 주요 투자사가 참여했다. 여기에 페라리 F1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와 맥라렌 CEO 잭 브라운을 비롯한 스포츠계 인사, 소프트뱅크, 배우 케빈 하트 등도 투자자로 나섰다. 누적 투자금은 2억 6,000만 달러(약 3,744억 원)에 이른다.
2014년 설립된 에이트슬립은 수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제어하는 ‘스마트 매트리스’ 포드를 중심으로 수면 혁신을 선도해 온 기업이다. 단순히 침대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AI 기반 알고리즘으로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동 온도 조절과 기상 타이밍 등을 조절하는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에이트슬립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드라 자타랭은 “우리는 ‘무언가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으로 의료 수준의 생체 데이터 추적을 가능케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는 포드에 연동되는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비롯해, 수면 중 체온 변화나 호흡 패턴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기능까지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의사 피터 아티아와 함께 개발한 수면 보조 영양제를 출시하면서, 비처방 수면 문제 해결용 제품 영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에이트슬립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회사 측은 2020년 이후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으며, 포드 제품만으로 누적 5억 달러(약 7,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기준으로도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에이트슬립은 향후 그간 진출한 30여 개국 외에 중국과 싱가포르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금은 AI 강화에도 집중 투입될 전망이다. 회사는 ‘수면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용자 개개인에 대한 가상 시뮬레이션을 수천 건 이상 실행하고, 이를 통해 체온, 기상 시각 등 다양한 수면 요소를 자동 조절하는 기술 고도화를 시도한다. 이는 기존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한층 발전시켜, 수면 질 개선을 위한 최적 해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또한, 의료 영역으로의 확장도 본격화한다. 포드를 통해 이미 수면 중 심박수, 호흡 패턴 추적이 가능한 만큼, 폐경기 여성 및 수면무호흡증 같은 특정 수면 관련 질환 해결책을 AI 솔루션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며, 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도 추진 중이다. 현재 직원 수는 100명 수준이나, 신규 자금으로 인력 채용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에이트슬립처럼 수면 관련 기술로 투자 유치를 이끄는 기업은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웨어러블 반지로 유명한 우라(Oura)는 현재까지 3억 4,800만 달러(약 5,011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수면은 이제 단순한 휴식의 문제가 아닌, 헬스테크의 핵심 영역으로 부상 중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