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젯슨 AGX 토르'로 로봇 시장 장악…AI 두뇌 전쟁 본격화

AI 시대의 로봇 주도권을 본격적으로 거머쥐겠다는 엔비디아(NVDA)의 야망이 다시 한 번 분명해졌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차세대 지능형 로봇용 컴퓨팅 플랫폼인 '젯슨 AGX 토르(Jetson AGX Thor)' 개발 키트와 생산용 모듈을 정식 출시하며, 미래형 로보틱스 시장의 핵심 두뇌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이 제품이 "물리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이를 재정의하려는 수백만 개발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젯슨 토르는 최신 GPU 아키텍처인 '블랙웰' 기반의 T5000 시스템온모듈을 탑재, 최대 2,070 테라플롭스의 인공지능 연산 성능을 130와트 수준에서 지원한다. 경량화 버전인 T4000 역시 70와트 이하 전력으로 1,200 테라플롭스를 구현해 다양한 규모의 로봇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젯슨 토르가 기존 젯슨 AGX 오린보다 최대 7.5배 높은 성능을 보여줄 뿐 아니라 최대 3.5배 높은 에너지 효율성까지 갖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부터 비전-언어 통합 모델, 행동 기반 액션 모델까지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로봇 내에서 실시간으로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특성은 인간형 로봇 개발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로, 실제로 피겨AI(Figure AI)의 창업자 브렛 애드콕은 "유능한 휴머노이드가 되려면 강력한 AI 모델을 로봇 자체 내에서 구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젯슨 토르는 단순한 프로세서 수준을 넘어서, 다수의 센서를 동시에 연결해 저지연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복합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완전한 로봇 운영 플랫폼이다. 휴머노이드, 물류창고용 드론, 공장 팔로봇, 심지어 수중 및 공중 드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리적 AI 시스템을 지원한다.

엔비디아는 로봇이라는 개념을 확장해, 공장 내 자동 복구 장비나 지능형 빌딩 시설, 에너지 자율조절 캠퍼스까지 포함된 ‘물리적 AI(Physical AI)’ 생태계로 접근하고 있다. 즉, 단순한 이족보행 로봇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며 스스로 판단하고 동작하는 기계 전반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현재 젯슨 로보틱스 생태계에는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아마존 로보틱스, 보스턴 다이내믹스, 캐터필러, 메타(META) 플랫폼스, 헥사곤, 메드트로닉, 어질리티 로보틱스 등 주요 기업들이 초기 고객으로 합류했다. 개발 키트 가격은 3,499달러(약 5백만 원)부터 시작하며, 양산용 T5000 모듈은 2,999달러(약 4백30만 원), T4000은 1,999달러(약 2백88만 원)부터 판매된다.

엔비디아는 로보틱스 혁신이 단순한 AI 추론 성능을 넘어서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젯슨 토르를 '생각하는 기계'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AI와 로보틱스의 융합을 선점하려는 엔비디아의 전략이 다시금 전 세계 개발자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