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타깃, 일상 깊숙이…예스24·맥라렌 헬스케어까지 뚫렸다

전 세계 랜섬웨어 피해가 올 2분기에도 지속되면서, 일반 소비자와 공공기관을 직접 위협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연구·교육·전자상거래 등 일상과 밀접한 분야에서 다수의 피해사례가 보고되며 보안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SK쉴더스는 8월 27일 발표한 ‘2분기 랜섬웨어 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4~6월 전 세계에서 보고된 랜섬웨어 피해 건수가 총 1,556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직전 분기(1분기)와 비교하면 40% 줄어든 결과로, 일부 대형 해킹 조직의 활동 중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SK쉴더스는 이러한 감소가 일시적 현상일 뿐, 실제 위협 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일반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분야에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예를 들어 과학 계산 소프트웨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매트랩’과 ‘시뮬랭크’를 개발한 매스웍스는 5월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핵심 플랫폼 운영이 장기간 중단됐다. 이로 인해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이 연구 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받았다. 국내에선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6월 9일 공격을 받아 시스템이 멈췄고, 두 달 뒤인 8월에도 또다시 공격을 당하면서 이용자 불편이 장기화됐다.

의료 분야 역시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미국의 맥라렌 헬스케어는 지난해 공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74만 명에 달하는 환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최근에야 확인됐다. 환자의 진료기록이나 개인정보는 민감도가 높아, 한 번의 유출이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된다.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미국 테네시주 보안관실을 비롯한 지방 정부와 사법기관이 랜섬웨어 피해를 입은 사례도 포함됐다. 정부나 공공 서비스 기관이 해킹을 당할 경우,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행정기능 중단이 발생할 수 있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김병무 SK쉴더스 사이버보안부문장은 서비스 이용자가 불편을 겪는 단계를 넘어, 일상 자체가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공기관과 소비자 대상 서비스까지 공격이 확대됨에 따라, 이제 랜섬웨어는 어느 특정 기업이나 산업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추세는 향후 디지털 기반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단순 시스템 복구를 넘어, 전방위적인 정보보호 체계 마련과 내부 보안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기술 의존도가 높은 사회 구조 속에서 사이버 위협은 더 이상 주변 이슈가 아닌, 생활 안전과 직결된 핵심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