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실적은 호재였지만… AI 수익화 우려에 주가 5%↓

세일즈포스(CRM)가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매출과 이익을 발표했지만, 보수적인 가이던스와 AI 관련 수익화 우려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5% 넘게 하락했다.

이번 분기 세일즈포스의 조정 주당순이익은 2.91달러(약 4,200원)로, 월가 예상치인 2.78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한 102억 4,000만 달러(약 14조 7,0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101억 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순이익은 18억 9,000만 달러(약 2조 7,200억 원)로, 전년 동기 14억 3,000만 달러 대비 크게 증가하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CEO는 이번 실적을 두고 "가시적인 성장 모멘텀, 강력한 이윤율, 뛰어난 현금 흐름이 뒷받침된 탁월한 분기"라며, 주요 고객사인 화이자, 메리어트, 미 육군과의 협업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이들이 사람이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새로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예측치에 미치지 못한 3분기 가이던스로 옮겨갔다. 세일즈포스는 3분기 매출을 102억 4,000만~102억 9,0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예상치 하단과 정확히 일치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이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기존 하단을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월가 예상치인 414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세일즈포스의 AI 전략, 특히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플랫폼의 수익화 속도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리서치업체 발루아(Valoir)의 애널리스트 레베카 웨트먼은 “초기 AI 프로젝트들이 실제 수익성과 이어지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해졌다”며, 이에 따라 세일즈포스도 고객사들에게 먼저 '금전적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그널도 감지된다. AI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클라우드’ 부문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AI 관련 수익과 데이터 클라우드를 합한 연간 반복매출이 12억 달러(약 1조 7,300억 원)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정부 시장에서의 ‘에이전트포스’ 출시는 오라클(ORCL)과 서비스나우(NOW) 등과의 경쟁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인포매티카(8억 달러 규모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를 발표하며 데이터 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 역시 수익 확대를 위한 전략 중 하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멀추얼의 최고 포트폴리오 전략가 맷 스터키는 “AI 기반 스타트업들이 세일즈포스의 기존 사업모델을 통해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과거 세일즈포스가 온프레미스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무너뜨렸던 방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일즈포스가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실적 가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