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유통 스타트업 컬리와 협력해 자사 쇼핑 플랫폼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협업은 자사 멤버십과 연계된 장보기 생태계 확장이라는 전략 아래 기획됐다.
네이버는 9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컬리와의 협력을 공식화하고, 공동으로 개발한 장보기 서비스 '컬리N마트'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에서 운영되며, 컬리의 신선식품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인기 상품을 새벽배송으로 함께 받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2만 원 이상 구매 시 배송비가 무료다.
컬리는 '마켓컬리'를 통해 쌓아온 풀필먼트(물류 서비스) 인프라를 네이버 셀러들에게 확대 적용한다. 컬리의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이달부터 네이버의 물류 협력 네트워크(NFA)에 참여하면서, 자사 물류망을 활용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국내 이커머스 환경에서 최종 배송 단계를 누가 더 정교하게 조직하느냐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이번 제휴는 양 사 모두에게 전략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협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배경은 네이버가 최근 쇼핑 사업의 키워드로 강조 중인 '단골력'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반복 구매 고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적 개념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가 자주 구매하는 상품군 중심으로 경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블로그, 카페와 같은 자체 콘텐츠 플랫폼을 상품 추천과 연계하는 기능도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파트너십을 잇따라 모색하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글로벌 차량 호출 앱 우버와의 연계를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게 '우버원(Uber One)' 혜택을 연계하는 서비스도 올해 9월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쇼핑을 넘어 생활 전반으로 멤버십 혜택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신선식품 배송 확대를 넘어, 네이버의 전체 커머스 구조를 사용자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향후 네이버의 유통 파트너가 얼마나 늘고, 이들이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이 전략의 성공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