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순자산 1,000억 달러 붕괴…투심 급랭 신호?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의 총 자산이 10개월 만에 1,000억 달러(약 145조 5,4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2월 3일 하루에만 2억 7,200만 달러(약 3,960억 원)가 빠져나가며, ETF 시장의 기록 행진이 일단락된 셈이다.
영국의 자산 데이터 업체 파사이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는 이날 기준 총 순자산이 1,000억 달러를 밑돌았다. 그동안 기관 유입이 이어지며 강한 상승 흐름을 유지해온 시장이 갑작스러운 ‘자금 이탈’에 직면한 것이다. 같은 날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새 7만 2,897달러(약 1억 600만 원)까지 급락했다가, 7만 9,000달러(약 1억 1,510만 원) 부근까지 반등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ETF 자금 탈출…기관 흐름에서도 ‘극심한 온도차’
이날 자금 이탈은 업계 주요 ETF 대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피델리티는 1억 4,870만 달러(약 2,164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했고, 아크인베스트의 ARKB에서도 6,250만 달러(약 910억 원)가 빠져나갔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에서는 5,660만 달러(약 830억 원), 비트와이즈 BITB에서도 2,340만 달러(약 340억 원) 규모의 유출이 있었다. 이 와중에도 블랙록만은 나홀로 6,000만 달러(약 870억 원)를 끌어들이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단기적인 시장 반영이라기보다, 안전자산으로의 회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시장 데이터 기업 소소밸류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 순자산이 1,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1,680억 달러(약 244조 5,000억 원)를 웃돌던 시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하락이다. 특히 올해 들어 크립토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약 13억 달러(약 1조 8,920억 원)에 달한다.
기관 투자자들, 블랙록만 ‘믿는다’
전체적인 흐름은 매도 우위지만, ETF별로는 뚜렷한 ‘양극화’가 드러나고 있다. ETF 매니저 입장에서는 수익률과 유동성 측면에서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블랙록의 IBIT는 2월 3일 기준 유일하게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피델리티와 아크 ETF에서는 단 하루에만 합계 2억 1,100만 달러(약 3,073억 원)가 빠져나갔다. 하나의 펀드에만 자금이 몰리는 구조가 형성되면, ETF 운용사들은 종가 정산 시점에 ETF 지분, CME 비트코인 선물, 현물 비트코인 등을 종합적으로 거래하며 수익률을 맞춰야 한다. 이로 인해 전통 증시 폐장 직전 변동성이 커지고, 비트코인과 ETF 가격 간의 괴리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변동성 확대 예고…‘조정’이냐 ‘전환점’이냐
2월 2일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ETF에는 하루 만에 5억 달러(약 7,280억 원)가 유입되며 강세장이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정반대 흐름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블랙록을 제외한 주요 ETF에서 대규모 유출이 일어나면서, 시장은 ‘단기 조정’인지 ‘본격적인 하락 전환’인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ETF 시장이 심리적 기준선인 1,000억 달러를 이탈하며, 비트코인 가격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자금 흐름은 더욱 민감하게 작동할 전망이다. 특히 장 마감 전후의 가격 움직임과 ETF 간 괴리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매도세가 일시적인 숨고르기인지, 더 깊은 약세장의 신호탄인지는 향후 며칠간의 가격 흐름과 ETF 자금 유입·유출 추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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