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포인트(SailPoint)가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7% 이상 급락했다. 전반적인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분기 실적 가이던스의 일부 지표가 실망감을 주면서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일포인트는 핵심 제품인 구독형 소프트웨어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3개월 간 2억6,400만 달러(약 3,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수치로, 월가가 예상한 2억4,058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가운데 SaaS 부문의 연간 반복매출(ARR)은 전년 대비 37% 급증했으며, 전체 구독 매출은 36% 상승했다.
마크 맥클레인(Mark McClain) 최고경영자(CEO)는 사상 최대의 영업현금흐름과 함께 모든 주요 재무 지표에서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 185곳에 달했다는 점을 들며 기업 고객의 신뢰 확대를 부각했다.
현재 세일포인트의 누적 고객사는 3,105곳에 이르고 있으며, 고객당 매출 증가를 나타내는 순매출유지율(Net Revenue Retention)은 114%로 견고한 수치를 유지 중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조정 기준 5,400만 달러(약 77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07달러로, 컨센서스인 0.06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문제는 향후 실적 전망이다. 세일포인트가 제시한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억6,900만~2억7,1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2억7,762만 달러를 밑돈다. 이로 인해 강력한 2분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향후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일포인트는 연간 기준 매출 전망을 10억5,0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까지 상향조정하며, 주당 순이익도 최대 0.2달러까지 끌어올렸다. IPO 이후 두 번째 분기 실적 발표였던 이번 리포트에서 기업은 긍정적인 장기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단기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이 주가 하락으로 직결됐다.
세일포인트는 지난 2월 나스닥 상장을 통해 약 13억8,000만 달러(약 2조 원)를 조달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128억 달러(약 18조4,0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2022년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몸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