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관련 기업 피겨 테크놀로지스가 기업공개(IPO) 규모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 투자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피겨는 공모 가격과 주식 수를 모두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피겨가 당초 주당 18~20달러로 책정했던 공모 가격을 20~22달러로 높이고, 발행 주식 수도 약 2,600만 주에서 3,150만 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투자 열기에 힘입어 자금 조달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IPO 관련 계획은 아직 변경 여지가 있으며, 최종 확정은 오는 11일 나스닥 상장 직전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IPO를 통해 피겨가 목표로 삼는 초기 시가총액은 약 41억 달러, 한화로 약 5조 7천억 원에 달한다. 피겨는 상장 후 나스닥에서 ‘FIGR’이라는 종목명으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 같은 빅딜 가능성은 최근 가상화폐 산업 전반에 불고 있는 제도권 진입 흐름과 맞닿아 있다.
피겨는 2018년 마이크 캐그니가 설립한 블록체인 금융 및 디지털 자산 플랫폼 기업이다. 캐그니는 과거 미국 핀테크 기업 소파이(SoFi)를 공동 창업한 경력이 있으며, 피겨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존 금융 서비스보다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을 내세워왔다. 특히 기존에 평균 42일 걸리던 주택담보대출 심사와 실행 과정을 10일 이내로 단축한 것으로 홍보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금융 실적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됐다. 피겨는 작년 상반기 1,300만 달러(약 18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900만 달러(약 403억 원)의 흑자를 내며 빠르게 수익 구조를 안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 신뢰 형성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제도권 수용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개인 투자자들의 가상화폐 관련 주식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 피겨 외에도 서클, 불리시 등 유사한 기업들이 앞서 뉴욕증시에 상장해 자리를 잡은 만큼, 피겨의 상장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가상화폐 기반 스타트업의 IPO 열풍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점차 본류로 흘러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