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핀테크 스타트업 이글(Eagl)이 인공지능 기반 회계 자동화 플랫폼 개발을 위한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글은 18일(현지시간) 82만 5,000유로, 미화로 약 97만 5,000달러(약 14억 원)를 신규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유럽 내 AI 회계 자동화 수요 확산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인력 확대, 유럽 시장 내 본격적인 확장을 위한 기반 마련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글은 올해 4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지만 기존 회계팀이 매달 반복해야 했던 월말 마감 업무의 부담을 AI 에이전트 기술을 통해 혁신적으로 낮추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이 개발 중인 AI 네이티브 금융 플랫폼은 기업의 전사적 자원 관리(ERP) 및 회계 시스템과 곧바로 연동되며, 그동안 사람이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회계·컨트롤링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플랫폼은 단순한 오류 탐지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이상 징후를 바로잡고 데이터 품질을 재정비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를 통해 기업의 재무팀은 훨씬 빠른 기간 내 정확한 회계 마감을 수행하고, 감사 준비 역시 이전보다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글 측은 “기존 회계팀이 분석보다는 문제 해결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는 비효율 구조를 AI로 타파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신디케이트 원(Syndicate One)과 CNBB 이쿼티 파트너스가 공동 주도했으며, 유럽 내 유력 SaaS 창업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실버핀(Silverfin), 쇼패드(Showpad), 팀리더(Teamleader), 헨치맨(Henchman) 등 벨기에 SaaS 생태계를 일군 주요 창업자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마티아스 히룸스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CFO는 “이글은 기술이 단순히 자동화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회계를 재정의하고 있다”며 “많은 SaaS 창업자들이 이 플랫폼이 금융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 믿는 이유”라고 밝혔다.
AI 회계 자동화 기술이 회계사나 재무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전략적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도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유럽 주요 기업들이 ESG 및 투명성 규제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재무 정보 확보가 절실해진 상황은 이글의 빠른 성장을 뒷받침할 여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