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코리아 시벨 톰바즈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통신 인프라,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 독립모드(SA) 기반의 네트워크 환경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게 AI에만 집중할 경우, 정작 이를 효율적으로 구현할 네트워크가 뒷받침되지 않아 AI 활용의 실질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경고다.
톰바즈 대표는 최근 서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5G를 상용화했지만 기술적으로 완전한 5G라 할 수 있는 ‘SA(Standalone) 모드’보다는 4G와 혼용하는 ‘NSA(Non-standalone) 모드’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NSA는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도입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5G의 핵심 기능인 초저지연 통신이나 네트워크 슬라이싱(서비스 맞춤형 통신망 분할), 대규모 IoT(사물인터넷) 연결 등은 충분히 구현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는 SA 전환을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닌 6세대 이동통신(6G) 기반 마련을 위한 결정적 이정표로 바라봤다. 에릭슨은 이미 자체적으로 5G SA 코어망을 개발했고, 현행 무선 장비들 또한 상용화된 환경에서 안정성을 증명한 상태라고 강조하며, 기술적 준비는 완료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AI 활용 확대와 관련해 톰바즈 대표는 네트워크 투자와 AI 투자는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잘 구축된 5G SA 인프라가 있을 때야말로 AI의 성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를 활용한 실시간 분석,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같은 고성능 AI 서비스는 초지연성과 안정성이 필수인 만큼, 네트워크 인프라의 확보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안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최근 국내 통신사들의 보안 사고들을 언급하며, 이 같은 해킹 시도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협이며, 통신 인프라가 해커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릭슨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로 트러스트(ZT)’ 아키텍처를 모든 제품 설계 단계에 반영하고 있으며, 타사 장비와도 호환 가능한 통신 보안 솔루션 ‘에릭슨 시큐리티 매니지먼트(ESM)’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와 통신사, 장비업체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제안했다. 5G와 향후 6G 기술 발전을 위해 규제 유연성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며, 주파수 정책 역시 민간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열린 태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마트폰이라는 단말기의 진화 가능성과 함께, 그에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장도 함께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앞으로의 통신 기술 주요 트렌드인 SA 전환과 6G 진입을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본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AI 인프라 확대와 안전한 네트워크 구축 간 균형이 향후 디지털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