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ChatGPT)를 개발한 오픈AI가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향후 글로벌 AI 컴퓨팅 경쟁의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기반 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오픈AI는 9월 2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애빌린 지역에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총 8개 건물로 구성되며, 이 중 1개 동은 이미 운영에 들어갔고 추가 1개 동은 마무리 공정에 접어든 상태다. 나머지 시설도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 거점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오픈AI는 미국 전역에 걸쳐 총 5개 지역에 추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공동으로 지난 1월 발표한 4년간 5천억 달러(한화 약 700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이 제공하는 하드웨어와 일본 대형 투자기관 소프트뱅크의 자금력이 결합된 형태로, 단일 기업이나 국가 수준을 초월한 범세계적 AI 인프라 구축 시도로 해석된다.
현재 스타게이트 합작사는 텍사스 내 다른 두 지역을 포함해 뉴멕시코, 오하이오,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 중서부 지역 등 총 5개 도시에 데이터 센터를 추가로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시설이 모두 가동되면, 오픈AI는 고성능 AI 모델 학습과 실시간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계산 능력(CPU 및 GPU 처리 능력)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시작은 세계 주요 국가와 빅테크 기업 간 인공지능 기술력 주도권 경쟁이 점차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소프트웨어 역량 중심이었던 경쟁이 이제는 연산 자원과 저장용량, 에너지 효율을 확보한 대형 시설 건설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텍사스처럼 전력 공급이 용이하고 토지가 비교적 저렴한 지역이 데이터 센터 신규 거점으로 각광받는 추세도 이번 사례를 통해 재확인됐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AI 관련 서비스의 고도화와 함께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는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수로 요구되기 때문에, 이러한 물리적 기반 시설 없이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국가 간 기술 자립과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한 만큼, 미국 외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