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재료 시세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걸친 원가 관리 전략에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과 원재료 가격의 급등락 속에서, 기술 기반의 예측 시스템은 기업의 비용 구조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에 도입된 예측 시스템은 날씨, 환율, 재고 수준, 선물 가격 등 수십 종의 변수를 종합 분석해 원재료 가격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가장 심한 품목 중 하나인 팜유의 경우, AI 시스템의 일일 예측 정확도가 9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인력 의존형 구매 전략보다 훨씬 정교한 분석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국제 원재료 시장은 기후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수급 조건 등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식품업계는 주로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동성이 곧바로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팜유, 카카오 등 주요 원료의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식품기업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줬다.
롯데웰푸드의 이번 시스템은 이 같은 시장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AI 예측 모델은 과거 10년 동안의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조건 하에서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예측 모델은 현재 카카오 원두, 팜유 등 핵심 원재료에 우선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모든 주요 원재료로 확대해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은 이를 통해 원재료를 저가일 때 집중적으로 확보하거나, 가격 급등을 예측해 구매 시점을 조절하는 등 효율적인 구매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도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없이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대가 크다.
이 같은 생산·유통 전반의 자동화와 예측 기술 도입은 향후 식품산업 전반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로벌 공급 불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기반의 대응 전략은 점차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