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주요 통신사들이 최근 연이어 보안 사고를 겪으면서, 통신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해 당분간 업종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 김정찬 연구원은 9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연이은 해킹으로 인한 고객 보상금과 과징금 부과가 통신사들의 실적 안정성을 떨어뜨렸으며, 사회적으로 보안 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설비투자 확대 가능성도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설비투자(capex)는 주로 네트워크 보안 및 시스템 강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는 최근 인공지능(AI) 분야 투자에 주력해왔지만, 보안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자금 사용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졌다. 이로 인해 AI와 배당 가운데 우선순위를 어떻게 둘 것인가에 대한 기업 내부 판단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정된 자금 안에서 다양한 투자 수요가 충돌하면서 중장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통신사 전반의 수익성을 실질적으로 훼손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의 영향은 SK텔레콤의 일회성 지출과 통신 3사의 정보보호 투자 확대 수준에 그치며, 그로 인해 업종 전체의 손익 구조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또한 배당 축소 가능성도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KT 해킹 사건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재무적 악재나 추가 투자 압박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투자심리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보수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견해다. 장기적으로는 이들 기업의 보안 역량 강화가 마무리되어야만 투자자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통신업계의 투자전략 변화, 정부의 보안 규제 강화 움직임과 맞물리며 업계 전반의 지형을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보보안과 수익성 간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향후 업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