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이 비트코인 ETF를 2025년 ‘핵심 투자 테마’ 중 하나로 공식 선정했다.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수요가 기관 중심으로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상징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자사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ETF를 2025년 상위 3대 투자 테마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다른 두 테마는 미국 국채(Treasurys)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에 속하는 미국 대형 기술주 ETF다.

이는 비트코인이 국채나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요 자산의 반열에 올랐다는 뜻이다. 특히 블랙록의 이 같은 평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10월 정점 대비 약 30% 하락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비트코인 하락장에도 250억 달러 유입…ETF 순위 6위

시장조사기관의 집계에 따르면 IBIT는 올해 들어 254억 달러(약 37조 6,961억 원)의 순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9.6%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ETF 자금 유입 순위에서 6위에 올랐다. 투자 성과에 관계없이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 분석가인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블랙록이 IBIT를 투자 테마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시장 사이클에 관계없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한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ETF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약세장에도 250억 달러가 유입됐다면 강세장에서는 훨씬 더 큰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IBIT는 지난해에도 약 370억 달러(약 54조 3,155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들인 바 있으며, 출시 이후 누적 순유입은 625억 달러(약 92조 6,116억 원)에 달한다. 이는 경쟁자인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 대비 5배 이상 많다.

수익+수요…비트코인 ‘프리미엄 인컴 ETF’까지 확대

블랙록은 전통적인 현물 ETF 외에도 수익형 암호화폐 상품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월에는 비트코인 선물 콜옵션 전략을 활용한 ‘아이셰어스 프리미엄 인컴 ETF’를 등록해,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구조를 도입하고자 했다.

이 전략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커버드콜(covered call) 방식으로 일정 수준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블랙록이 암호화폐를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구조화된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더리움도 성장…9조 원 이상 유입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ETH) 상품도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 ETF는 올해 들어 91억 달러(약 13조 4,817억 원) 이상의 자금을 유입받았다. 총 유입액은 127억 달러(약 18조 8,161억 원)를 넘어섰다.

11월에는 규제 변경에 따라 스테이킹 기능을 반영한 ‘스테이킹 이더리움 ETF’도 신청하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반면, 솔라나(SOL), 리플(XRP), 라이트코인(LTC) 등의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아직 ETF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

블랙록은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라는 양대 자산에 집중해 장기 구조 투자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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