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법인 지분이 미국 투자자들에게 넘어가더라도, 중국 본사인 바이트댄스가 여전히 틱톡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절반가량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내 안보 우려로 추진된 틱톡 미국 사업권 양도 과정에서 바이트댄스가 사실상 핵심 수익 구조를 계속 유지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9월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법인 ‘틱톡 USA’에 자사 알고리즘을 제공한 대가로 정기적으로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라고 전했다. 틱톡의 성공을 견인한 핵심 자산인 추천 알고리즘은 여전히 바이트댄스가 보유하고 있으며, 틱톡 USA가 이를 사용할 경우 전체 매출의 약 20%가 라이선스 비용 명목으로 바이트댄스에 돌아간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바이트댄스는 새로 구성된 틱톡 USA의 주주로서도 지분에 상응하는 이익을 챙긴다. 미국 투자자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더라도, 바이트댄스가 유지하는 19.9%의 지분을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바이트댄스는 틱톡 USA 전체 이익의 50% 이상을 실질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틱톡 지분 거래는 미국 정부의 안보 규제 조치에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5일 틱톡 미국 사업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과 투자사 실버레이크, 아부다비 투자사 MGX가 각각 1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들로 구성된 미국 측 컨소시엄은 전체 지분의 약 80%를 확보하면서 틱톡 USA의 최대 주주가 된다.
하지만 이번 계약에 따른 틱톡 USA의 기업 가치는 기대보다 낮게 평가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틱톡 USA의 가치가 140억 달러(약 20조 원) 수준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기존에 추정한 350억∼400억 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일부 투자자들은 다수의 제약 조건과 이익 구조상 바이트댄스의 영향력이 유지되는 점이 낮은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미국 정부가 바란 ‘완전한 분리’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아직 바이트댄스와 미국 투자자 간 구체적 인수 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알고리즘 소유권과 이익 배분 문제는 향후에도 틱톡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