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화면을 두 번 접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트라이폴드’를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폼팩터(기기의 구조나 형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행사장 내 전시 공간을 통해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을 비공식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일 제품은 일반 접이식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보다 진화된 형태로, 기존 한 번 접는 구조에서 한 번 더 접을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한층 넓은 화면 구성과 동시에 작은 사이즈로 접을 수 있는 휴대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트라이폴드는 펼치면 태블릿 수준의 대화면을 제공하고, 접을 경우 일반 스마트폰 크기로 줄어들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다단 접이식 구조는 제조 공정과 소재 기술에서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제품의 완성도가 관건이 된다. 삼성은 그동안 축적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과 폴더블폰 생산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후발 주자로서의 기술력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중국 화웨이는 전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 형태의 ‘메이트 XT’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은 시장 출시 시점에서는 화웨이에 비해 늦었지만,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와 양산 기술을 무기로 반격에 나설 태세다. 스마트폰 기술 경쟁이 단순한 스펙을 넘어 사용성, 디자인, 폼팩터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공개는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APEC 정상회의 참가 여부나 제품 전시에 대해 확인을 피하고 있다. 정부 주관 행사인 만큼 보안상의 이유로 사전 정보 공개가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품의 공개가 이뤄질 경우, 향후 상용화 일정이나 구체적인 제품 사양에 대한 관심도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스마트폰 시장이 기술 차별화 중심의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폼팩터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삼성의 이번 시연이 향후 상용화 제품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