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엔드 개발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버셀(Vercel)이 인공지능(AI)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3억 달러(약 4,320억 원) 규모의 대형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시리즈 F 라운드는 엑셀(Accel)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가 공동 주도했으며, 블랙록(BlackRock), 스텝스톤,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등 신규 투자자도 참여했다. 투자 유치 후 버셀의 기업 가치는 93억 달러(약 13조 3,920억 원)로 상승했다.
버셀은 넥스트JS(Next.js)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통해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의 프론트엔드 개발을 간소화하고, 사용자 브라우저에서 처리하던 연산을 서버 측으로 이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버셀은 최근 1년 사이 AI 영역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AI 클라우드 플랫폼을 공개했고, 이번 대규모 자금을 통해 해당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버셀의 창립자이자 CEO인 기예르모 라우치(Guillermo Rauch)는 블로그를 통해 “AI를 활용한 핵심 업무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개발자 친화 플랫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클라우드 환경 자체를 AI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해 새롭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버셀 AI 클라우드의 핵심은 'AI SDK'다. 이 개발 키트는 오픈AI(OpenAI), 안트로픽(Anthropic), 메타(Meta), 코히어(Cohere) 등 다양한 기업의 대형 언어 모델(LLM)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출시 1년 만에 주간 다운로드 수 30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버셀의 최단기간 성장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 라우치는 “리액트(React)가 페이지 제작을 민주화했듯, AI SDK는 다양한 지능형 소스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외에도 버셀은 350만 명 이상 사용 중인 오픈소스 기반 코딩 플랫폼 ‘v0’와 AI 인프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코드 리뷰를 자동화하는 첫 번째 AI 에이전트 '버셀 에이전트'를 베타 버전으로 공개했다. 이 에이전트는 코드 오류를 분석하고 수정 제안을 제공하며, 이를 격리된 환경에서 안전하게 검증한다.
이처럼 AI 중심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긴 결과, 버셀은 지난 1년 사이 사용자 수를 두 배로 늘렸고, 수익 역시 82% 증가했다. 주요 고객사로는 오픈AI, 안트로픽, 페이팔(PayPal), 나이키(Nike), 월마트(Walmart) 등이 있다.
회사는 이번 자금으로 AI 클라우드와 개발 에이전트 기능을 확장하고, 이달 말 음성과 카메라 입력으로 앱을 설계할 수 있는 ‘v0’ 모바일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기존 및 전 직원, 초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3억 달러 규모의 세컨더리 거래도 예정돼 있으며, 이는 다음 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라우치는 “버셀의 오픈소스 전략이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며 “AI를 위한 클라우드를 재정의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