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이 자사의 스마트홈 분야를 전면 개편하며 AI 기반 음성 비서인 '제미니 포 홈(Gemini for Home)'과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군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제미니 포 홈이 기존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대체할 것이라면서, 향후 10년간 출시된 모든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미니 포 홈은 보다 직관적인 명령 체계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현관등 켜줘"라고 말하면, 특정 장비명을 일일이 지정하지 않아도 관련된 모든 장치가 동시에 동작하는 방식이다. 또한 영화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도 줄거리 일부만 말하면 필요한 콘텐츠를 찾아주는 능력을 갖췄다. 아니시 카투카란 구글 홈 및 네스트 최고 제품 책임자는 블로그를 통해 "제미니는 정교한 검색을 유연한 대화로 바꾸며 인간의 모호한 맥락까지 이해해낸다"고 강조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음성 기능 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도입됐다. 구글은 10개의 새로운 음성을 추가했으며 '제미니 라이브(Gemini Live)'라는 기능을 통해 매번 깨우는 명령어 없이도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새로운 구글 홈 앱은 기기 로딩 속도를 70%가량 높이고, 충돌 빈도는 약 80% 줄였다고 회사는 전했다.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새롭게 디자인된 원형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 스피커'가 첫 제품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99.99달러(약 14만 4,000원)로, 360도 방향의 오디오를 제공해 몰입형 사운드를 구현한다. 여기에 컬러가 변하는 라이트 링이 탑재돼 음성 명령 처리 상태를 직관적으로 표시해준다. 구글 측은 AI 기능을 위한 '커스텀 처리 칩'이 탑재됐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함께 공개된 세 가지 신형 넥스트(Nest) 카메라도 주목할 만하다. 가격대는 99.99달러(약 14만 4,000원)에서 179.99달러(약 25만 8,000원)까지로, 실내형, 실외형, 도어벨형으로 구성됐다. 이들 카메라는 2K HDR 해상도(2560×1440)를 지원하면서 야간 및 광각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 특히 '홈 브리프(Home Brief)'와 같은 AI 기능을 통해 자동 요약 영상 생성이 가능하고, 자연어 기반 검색으로 '택배 도착' 같은 이벤트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새로 도입된 AI 기능 가운데 일부는 유료 구독 서비스 '구글 홈 프리미엄(Google Home Premium)'을 통해 제공된다. 이용 요금은 월 10달러(약 1만 4,400원), 연간 100달러(약 14만 4,000원) 수준이다. 단, 구글 AI의 프로(Pro) 및 울트라(Ultra) 등급 사용자에게는 무료로 제공된다.
제미니 포 홈은 이달 말부터 기존 구글 스마트홈 기기에 우선 적용되며, 새 카메라는 이미 판매 중이다. 구글 홈 스피커는 내년 봄 출시 예정이다. AI 중심의 사용자 환경을 강조하는 이번 개편은 구글이 음성 비서 시장의 '2막'을 열기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