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산업 구조와 정교한 운영 요건을 가진 에너지 업계를 중심으로 생성형 AI와 지능형 에이전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베이커휴즈(Baker Hughes)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자동화, 안전성, 효율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산업 전반에 더욱 큰 변화를 예고한다.
베이커휴즈는 이미 5년 전부터 유전 생산의 80%가 신규 발견이 아닌 기존 유전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변화를 감지하고,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루시파(Leucipa)’를 구축해왔다. 이 시스템은 현장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유정 운영을 최적화하며, 복잡한 물리 기반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지능형 에이전트는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통합돼 자율적인 판단과 조치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화 기술과 차별화된다. 제임스 브래디 베이커휴즈 OFSE 최고디지털책임자는 “현장의 높은 복잡성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AI 기술을 업무에 접목해 인간 전문가의 역량을 확장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루시파는 90여 개의 다양한 데이터 시스템과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으며, 경쟁사 설비까지도 통합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핵심은 단순한 LLM 적용이 아니라, 생산공학, 저류층 분석, 전력 제약, 탄소 배출 등 실제 산업 현장에 필요한 물리 기반 지식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AI에 결합했다는 점이다.
AWS의 에너지·유틸리티 솔루션 아키텍처 글로벌 책임자 조셉 산타마리아는 “지금은 드릴링 중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와 현장 변수에 따라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대”라며, “생성형 AI는 이러한 변동성을 분석해 유정 지층의 변화, 모래 생산량 증가, 물 유입 예측 등 다양한 현장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일부 고객은 반복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드릴링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고, 생산 중에는 AI가 화학 물질 투입량을 실시간 최적화하거나 공급망, 트레이딩, 유통 등 다른 가치 사슬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시파의 AI 아키텍처는 총 5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장비 고장 예측을 위한 물리 기반 모델, 필드 수준의 시나리오 최적화, 지하 및 지상 설비에 대한 디지털 트윈 모델, 자연어 기반 질문 응답 인터페이스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사람과 기술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생산성과 안전성 모두를 강화한다.
브래디는 “5년 전 이 프레임워크를 구축할 때 지금 같은 생성형 AI의 성장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기술 발전이 우리 로드맵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다”며 고객 참여와 민첩한 개발 문화가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산업의 미래는 이제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도메인 지식과 인공지능의 본질적인 융합으로 이동하고 있다. 루시파와 같은 플랫폼은 더 나은 의사결정, 더 안전한 운영, 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는 AWS와 베이커휴즈가 주도하는 지능형 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