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SpaceX)가 내년 하반기, 최대 1조 5천억 달러(한화 약 2,207조 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전 세계 증권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사우디 아람코(2019년, 약 290억 달러 조달)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 IPO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술·금융 업계를 넘나드는 영향력이 예상된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는 내년 중순, 빠르면 6~7월 중 상장을 목표로 주요 투자은행들과 본격 협의에 돌입했다. 향후 IPO를 통해 조달하고자 하는 자금은 최대 300억 달러(약 44조 원)로, 이 과정에서 평가되는 기업가치는 약 1조 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정은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번 IPO를 통해 스페이스엑스는 확보한 자금 일부를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 반도체 칩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인 '스타링크'의 고도화와 관련 기술 인프라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링크는 현재 스페이스엑스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올해 약 1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내년에는 220억~24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투자 기반도 매우 탄탄하다. 초기부터 들어온 벤처캐피털 파운더스 펀드와 발로르 에쿼티 파트너스를 비롯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알파벳(구글의 모회사)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IPO 이후에도 스페이스엑스의 기술 기반 성장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스페이스엑스의 상장 준비 소식은 최근 침체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줄 전망이다. 블룸버그 등은 스페이스엑스를 시작으로 비상장 기업들의 증시 진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인공지능(AI) 분야의 대표 기업인 오픈AI와 앤트로픽도 내년 안에 IPO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 기반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 IPO 시장이 다시 성장 모멘텀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스페이스엑스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미래 산업의 핵심을 선도하는 기업이 증시에 입성할 경우, 벤처투자와 기술주 중심의 자본시장에 한층 더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