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내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품 단가 인상이 제조 원가 전반에 부담을 주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2월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2025년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2.6%포인트 낮춘 수치로, 특히 아너(Honor), 오포(Oppo), 비보(Vivo) 등 중국 내 주요 제조사들의 출하 계획이 대거 조정되면서 전체 수치가 하향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전망 하향의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2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최대 40%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스마트폰 완성품의 제조원가(Bill of Materials, BoM)가 현재보다 최소 8%에서 최대 15% 이상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BoM은 제품 한 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과 원료의 총비용을 뜻하는데, 이 비용이 커지면 제품 판매 가격 역시 오를 수밖에 없다.
이미 제조 현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제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이 작년 연평균 대비 9% 올랐고, 카메라 모듈 가격도 3% 인상됐다. 이러한 추세는 삼성의 차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리즈는 2026년 2월 말 공개될 예정으로, 기존보다 더 높은 판매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구매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평균판매가격(ASP)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보고서는 내년 스마트폰 ASP가 올해보다 6.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9월 제시된 기존 전망치(3.9%)보다 3%포인트 더 오른 수치로, 공급 비용 압박이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 17의 출고가를 이미 올렸고, 후속인 아이폰 18도 추가 인상이 검토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스마트폰 산업 전반에 걸쳐 고가화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선택 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제조사들로서는 원가 절감 방안 마련과 함께 프리미엄 시장 확대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올해보다 더 느린 출하 성장률과 동시에 시장 구조 전반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