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커뮤니티가 소프트포크 제안 ‘BIP-110’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깊은 균열을 드러냈다. 일부는 이를 네트워크 ‘중앙화 방지’의 핵심으로 보지만, 반대 진영은 오히려 사용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맞선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 저스틴 벡러(Justin Bechler)는 최근 X를 통해 장문의 글을 게시하며 BIP-110이 실패할 경우 비트코인이 ‘법정화폐 자금 시스템(fiat funding apparatus)’에 종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제안을 2023년 2월 이후 심화된 네트워크 ‘스팸 남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규정했다.
특히 비트코인 코어 v30 업데이트에서 OP-RETURN 데이터 제한이 완화된 이후 네트워크 부담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벡러는 “누구나 노드를 تشغي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비트코인의 본질”이라며 “이 원칙이 약화되면 검열 저항적 화폐라는 정체성도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BIP-110 실패 시 월가·정부가 노드 장악”
벡러는 브링크(Brink), 체인코드 랩스(Chaincode Labs), 스파이럴(Spiral), 오픈샛츠(OpenSats) 등 주요 개발 후원 조직들이 비트코인 코어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노드에 대한 전쟁’으로 표현하며, 중앙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BIP-110이 무산되면 남아 있는 제한들이 점차 제거될 것이고, 결국 월가와 정부 기관만 노드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 경우 비트코인은 본래 목적을 잃고 비화폐적 ‘유즈케이스’에 재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뮤니티 반응 엇갈려…기술·철학 충돌
이번 논쟁은 지난 6월 제기된 우려와도 연결된다. 당시 일부 반대론자들은 BIP-110이 적용될 경우 특정 지갑 주소가 ‘사용 불가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커뮤니티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BTC Inc의 브랜든(Brandon)은 벡러의 주장을 “세대적 바닥을 만드는 ‘분노 이탈’ 유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팟캐스트 진행자 스티븐 리베라(Stephan Livera)는 “대체 체인을 지지하는 움직임은 결국 ‘진짜 비트코인’과 분리된 알트코인을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개발자 그레고리 맥스웰(Gregory Maxwell)도 논쟁에 가세했다. 그는 일부 BIP-110 지지자들이 이를 ‘안티-스팸’ 조치로 홍보하면서도, 동시에 그 의도를 부인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중앙화가 더 큰 리스크” 신중론도 등장
모든 의견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아니다. 체인스톤 랩스 CEO 브루스 펜턴(Bruce Fenton)은 기술적 세부사항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금융화와 중앙화’라고 강조하며, BIP-110 자체보다 장기적 구조 변화가 더 큰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코인큐브 창립자 로버트 앨런(Robert Allen) 역시 BIP-110을 지지하면서도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제안이 실패하더라도 비트코인을 떠나지는 않겠지만, 보다 신중한 접근과 함께 비트코인 노츠(Bitcoin Knots) 같은 대안 구현의 확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를 넘어 비트코인(BTC)의 ‘정체성’과 ‘거버넌스’를 둘러싼 근본적 충돌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네트워크의 탈중앙성과 실용성 사이 균형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