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이자이익이 늘었는데도 비이자이익이 크게 줄고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천억원, 3.9% 줄었다. 이번 수치는 잠정치여서 개별 은행의 결산이 확정되면 일부 조정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핵심 영업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서 나오는 수익) 기반의 이자장사는 여전히 양호했다.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5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원 늘어 6.4% 증가했다.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이 지난해 1분기 3천393조9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천556조원으로 늘어난 데다, 순이자마진도 1.53%에서 1.56%로 상승한 영향이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대출자산에서 얻는 수익이 늘어 이자이익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체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등 유가증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은 1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천억원, 35.6% 감소했다. 특히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3조6천억원 줄며 적자로 돌아섰다. 은행은 대출뿐 아니라 채권과 각종 금융상품에도 자금을 운용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보유한 채권 가격이 내려가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판매비와 관리비도 7조2천억원으로 4천억원 늘었고, 인건비는 4조3천억원, 물건비는 2조8천억원으로 각각 1천억원, 2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안에서도 실적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일반은행 순이익은 4조3천억원으로 집계됐고, 세부적으로는 인터넷은행이 1천억원, 지방은행이 100억원 늘어난 반면 시중은행은 200억원 줄었다. 특수은행 순이익은 2조4천억원으로 3천억원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약해졌다. 총자산순이익률(알오에이·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해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은 0.64%로 지난해 같은 기간 0.71%보다 0.07%포인트 하락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알오이·자기자본 대비 수익성 지표)은 8.68%로 9.57%에서 0.89%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대손비용은 1조4천억원으로 3천억원 줄어 16.2% 감소했다. 부실 우려에 대비해 쌓는 비용 부담은 일부 완화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이자이익 확대 흐름은 이어졌지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와 판관비 증가, 영업외손익 감소가 전체 순이익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고려해 은행들이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여전히 안정적인 이자이익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수익성 자체보다 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 평가손익 관리와 비용 통제, 그리고 생산적 금융·포용 금융 같은 공적 역할을 얼마나 균형 있게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