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8일 5% 넘게 밀리며 785.00에 장을 마쳤고, 이달 들어 낙폭이 10%에 육박하면서 10개월 만에 8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5.56% 내린 785.0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달 초 종가인 866.72와 비교하면 9.42% 하락한 셈이다. 장 초반 816.39로 출발한 뒤 정오 무렵부터 하락 폭이 커졌고, 한때 778.70까지 밀리면서 매도 사이드카(급락 시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제한하는 장치)도 발동됐다. 시장에서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던 이른바 ‘천스닥’ 흐름이 꺾였다는 인식이 커졌다.
지수 하락은 시가총액과 거래까지 함께 위축시키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지난 2일 500조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이날 432조9천499억원까지 줄었다. 거래대금도 6조934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수급을 보면 기관이 1천451억원, 개인이 1천9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3천372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이달 전체로 보면 기관이 9천178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한 흐름이 뚜렷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6∼7%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코스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코스닥으로 옮겨가는 순환매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스닥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인공지능과 반도체 강세에 대한 피로감으로 코스피를 이탈한 자금을 일부 흡수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29일에는 코스피가 약보합에 그친 반면 코스닥은 8.13% 올라 올해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하반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아도 그 자금이 코스닥 전반으로 퍼지지 못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하락 폭이 과도하다고 보면서도, 당장 자금 유입이 크게 살아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대형주 약세 속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도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상대강도지수(RSI·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거나 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상 과매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함께 빠지는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이 한국 증시 비중을 줄이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 낙폭은 과해 이런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환매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상당 부분 마무리됐고, 코스피 변동성 장세가 길어지면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김준영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주도주 실적이 정점을 지난다는 신호가 분명해져야 수급이 소외 업종으로 본격 이동할 수 있다고 봤다.
하반기에는 정책 변수도 남아 있다. 국민성장펀드 집행과 코스닥 프리미엄 지수 출시 등 코스닥 부양을 겨냥한 정책이 예정돼 있어 정책 기대감 자체는 살아 있다. 다만 실제로 어떤 종목이 수혜를 받을지 가려지기 전까지는 종목별 차별화가 심해지면서 지수 전체의 반등 탄력은 제한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실적 전망, 대형 반도체주의 방향, 기관 수급 변화가 맞물리며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정책 모멘텀이 현실 자금 유입으로 연결되느냐가 코스닥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