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ereum)이 머지않은 미래의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비해, 하드포크 없이 계정 보호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의 코하쿠(Kohaku) 프로젝트를 이끄는 니콜라스 콩시니(Nicolas Consigny)는 계정당 약 0.07달러 수준으로 적용 가능한 ‘포스트 양자’ 보호 방식을 공개했다.
콩시니는 13일 X를 통해 관련 논문을 소개하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개발한 ‘SPHINCS+’ 서명 표준을 이더리움에서 더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방식은 ‘SPHINCS-’로 불리며, 프로토콜 변경이나 별도 프리컴파일 없이 온체인 검증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드포크 없이 적용 가능…장기 보안 해법으로 주목
이번 제안은 이더리움이 현재 사용하는 타원곡선 디지털서명 알고리즘(ECDSA)의 장기적 취약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콩시니는 ‘SPHINCS-’가 향후 더 저렴한 검증을 목표로 하는 ‘leanSPHINCS’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닌, 블록체인 보안 논의가 현실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프로젝트일레븐(Project Eleven)이 양자컴퓨터로 15비트 타원곡선 키를 깨뜨린 연구자에게 상금을 지급해 경각심을 키웠다. 비트코인(BTC)의 키 길이가 256비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의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비트코인도 ‘양자 리스크’ 논의 확산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192만 BTC는 미래 양자 공격 시나리오에서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또 412만 BTC, 전체의 20.6%는 키 관리나 주소 운용 방식 때문에 ‘운영상 불안정’한 상태로 평가됐다. 반면 나머지 69.8%인 1,399만 BTC는 양자 위협에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더리움의 제안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하드포크를 기다리지 않고 보안 강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기적인 ‘양자컴퓨터’ 경쟁이 현실화할수록, 주요 블록체인들의 대응 속도와 실행 가능성이 시장 판단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