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가 지난 2월 26일 발표한 리포트는 조용하지만 심상치 않은 신호를 담고 있다. 소니, 스트라이프, 피델리티, 리플, 서클…업종도 국적도 다른 이 기업들이 지금 한 줄에 서 있다. 미국 연방 은행 인가 신청 줄이다.
리포트는 단순한 기업 동향 나열이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투기 자산에서 금융 인프라로 탈바꿈하는 구조 변화의 현장을 담은 기록이다. 국내 블록체인·핀테크·금융 종사자라면 이 흐름을 남의 일로 볼 수 없다.
"규제가 짐이 아니라 무기다"…인가 신청 러시의 본질
S&P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초 이후 현재까지 최소 15개 기업이 OCC(미국 통화감독청) 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이 중 11곳은 서류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금 관리, 관련 결제 인프라를 핵심 사업으로 명시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맥락이다. 이 기업들이 인가를 신청하는 이유는 법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리포트는 이를 "컴플라이언스 방패가 아닌 경쟁 해자(competitive moat)"라고 표현했다. 규제 인가가 곧 시장 진입 장벽이 되는 구조, 먼저 인가를 받은 기업이 기업·기관 고객의 신뢰를 선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