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AI 도입 전략이 한층 복잡해지는 가운데, 핀테크 기업 인튜이트(Intuit)가 다중 언어 모델(LLM) 기반 시스템에서 벤더 종속 문제를 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된 ‘GenOS(Generative AI Operating System)’는 프롬프트 최적화와 데이터 인지 계층을 통해 LLM 중립적인 AI 환경을 구현, 엔터프라이즈 AI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인튜이트는 터보택스(TurboTax), 크레딧카르마(Credit Karma), 퀵북스(QuickBooks) 등 다양한 자사 서비스를 중심으로 생성형 AI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번에 공개된 GenOS의 최신 버전은 내부 개발자 900명이 5주 만에 수백 개의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 ‘에이전트 스타터 키트’를 포함해, 기존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 활용 방식보다 월등히 진화한 지능형 데이터 인식 계층을 통합했다.
핵심은 프롬프트 최적화 기술에 있다. 기존에는 하나의 LLM에 작성된 프롬프트를 다른 모델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자가 프롬프트를 새로 작성해야 했다. 하지만 인튜이트는 이 과정에 유전 알고리즘을 적용해 다양한 프롬프트 버전을 자동 생성하고 성능을 실시간 테스트함으로써, 어떤 모델에도 적용 가능한 최적화된 프롬프트를 자동으로 도출하도록 시스템화했다. 이로써 특정 LLM에 종속되지 않고도 신뢰성 있는 AI 운영이 가능해졌다.
또한 서비스 장애 발생 시에도 다른 모델로 빠르게 전환하는 자동 페일오버 기능이 확보됨에 따라, 장애 회복 탄력성과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입증하고 있다.
인튜이트의 혁신은 데이터 처리 영역에서도 확인된다. 다수의 기업 시스템이 직면하는 복잡한 데이터 통합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지능형 데이터 인지 계층은 단순 문서 검색이나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수준을 넘어, 서로 다른 스키마를 가진 데이터 간의 문맥을 해석하고 자동 매핑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파편화된 데이터를 모아 의미 있는 응답을 도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기업 내 다양한 시스템과의 AI 통합을 용이하게 만든다.
여기에 인튜이트는 기존 예측 모델과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독자적인 ‘슈퍼모델(Super Model)’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여러 예측 알고리즘과 추천 엔진을 조합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앙상블 기반으로, 순수 LLM 기반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한다. 예를 들어, 향후 현금 흐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해 사용자에게 선제적인 조치를 제안하는 등, 단순 자동화 이상의 전략적 AI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GenOS 업데이트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기업들이 단순 챗봇이나 문서 검색을 넘어서, 복잡한 비즈니스 요구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 에이전트 기반 아키텍처로 나아가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인튜이트 사례는 기존의 예측 AI와 생성형 AI를 통합하고, 자체 인프라로 이를 운영할 수 있어야 진정한 AI 역량을 확보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술 의사결정자들에게 이번 사례는 명확한 메시지를 준다. 단순히 기초 모델에 API를 연결하는 수준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성공적인 기업용 AI 구현은 정교한 인프라 설계와 데이터와 AI 능력 간의 통합 역량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인튜이트의 GenOS는 향후 기업들의 AI 전략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