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오픈AI, 기업가치 폭등… AI에 兆 단위 자금 쏠린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오히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업들은 잇따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최근 이루어진 투자 라운드에서 130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1천830억 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불과 5개월 전인 3월에 기록한 615억 달러에서 세 배 가까이 뛴 수치다. 당시에도 앤스로픽은 35억 달러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는데, 이처럼 짧은 기간 내 급격한 기업가치 상승은 AI 기술에 대한 시장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오픈AI 역시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챗GPT 개발사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3월에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현직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의 매각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투자자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CNBC는 오픈AI가 당초 60억 달러에서 103억 달러 규모로 주식 매각 한도를 확대했으며, 그에 따라 이번 거래에서 회사 가치는 약 5천억 달러로 평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월 당시보다 2천억 달러 이상 오른 수준이다.

유럽에서도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프랑스 기반의 미스트랄 AI는 오픈AI와 앤스로픽에 대항할 유럽 내 주요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3년에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오픈소스 기반의 언어 모델과 유럽 이용자에 특화된 AI 챗봇을 개발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스트랄은 현재 약 120억 유로의 기업가치로 20억 유로 규모의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6억 유로를 유치했을 당시의 기업가치(58억 유로)보다 두 배 이상 가파른 성장을 보여준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일부에서는 인공지능 산업이 과도한 기대를 받은 것 아니냐는 ‘거품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주요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력과 시장 전망 측면에서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거품이 아닌 구조적 성장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같은 활황이 지속될 경우, AI 기반 기술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산업 지형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내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과 인재가 몰리면서, 국가 간 AI 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