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를 탐색하고 개발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영국 캠브리지 기반 AI 스타트업 컵스AI(CuspAI)가 1억 달러(약 1,44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AI를 재료 과학 연구에 적용해 새로운 물질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AI 검색엔진’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미국 벤처캐피털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NEA)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공동 주도했으며, 엔비디아(NVDA)의 투자 부문 엔벤처스(NVentures), 삼성벤처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전략적 투자자들과 복수의 엔젤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지난해 3,000만 달러(약 430억 원)를 유치한 시드 단계 이후 약 1년 만에 재차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컵스AI는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콴티뉴엄(Quantinuum) 출신의 화학자 채드 에드워즈(Chad Edwards)와 퀄컴(QCOM)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의 AI 전문가 맥스 웰링(Max Welling) 교수가 2024년 공동 창업했다. 이들은 발표문을 통해 “당사의 플랫폼은 사용자가 원하는 물리학적 특성을 입력하면, 그에 부합하는 새로운 합성 가능 후보 물질을 최대 10배 빠르게 제안해주는 AI 기반 재료 검색엔진”이라고 설명했다.
컵스AI의 핵심 기술은 생성형 AI(Generative AI), 심층학습(deep learning), 분자 시뮬레이션 등 기반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소재를 예측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기존의 실험 중심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물질 후보군을 빠르게 도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자동차, 반도체, 수처리, 기후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 파트너를 확보하며 상용화 전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소재 개발을, 핀란드 화학업체 케미라(Kemira)와는 불소계 코팅 소재 대체물질 연구를 협업 중이다. 메타(META)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며, 이는 탄소 포집 효율 강화를 위한 차세대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한다.
컵스AI는 이번 자금을 활용해 미국 및 아시아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에드워즈와 웰링은 “현실에 영향을 미치려면 산업과 협력해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차세대 소재를 시장에 신속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재 과학을 위한 AI 기반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의 진화를 넘어, 에너지 효율, 환경 안전, 산업 공정 전반에 걸쳐 구조적 혁신을 가능케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컵스AI처럼 생성형 AI의 산업 응용 가능성을 실증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소재 개발 시장의 전통적 패러다임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