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문에서 인공지능(AI)의 도입이 기존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단순한 재무 기록을 넘어 기업 전략 기획에 이바지하는 CFO들의 역할이 주목받는 가운데, AI 기반 재무 전략(AI finance strategy)이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
프로픽스 소프트웨어(Prophix Software)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론 레빈은 최근 열린 ‘더 퓨처 오브 파이낸스 리빌드 2025(The Future of Finance Revealed 2025)’ 행사에서 AI가 어떻게 재무부서의 역할을 재편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기존의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이면서 고급 모델링, 시나리오 분석 및 전략 수립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됐다”며, 이제는 재무 부서가 성장 전략을 이끄는 중심축이 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도입의 가장 큰 변화는 '마감(closing)' 중심의 업무에서 '전략(strategy)'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한 달 단위의 반복 보고서 작성이 주요 업무였던 CFO들이, 이제는 자연어 처리 기반 도구를 활용해 주요 고객, 매출 흐름 등 핵심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고 비주얼화해 경영진 회의 보고서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기술적 전환은 단지 반복 업무의 효율화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내 분석 기반 의사결정이 강화되며 재무팀의 조직 내 위상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레빈 CFO는 “AI 기반 전략이 우리 조직 구조와 대화 방식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재무 대화는 이제 더 이상 숫자 확인이 아니라, 기업 방향성을 제시하는 전략적 분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기술 적용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의 비즈니스 운영 모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가 접목된 재무전략은 최신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보다 정교한 예산 수립과 투자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에 더해 CFO와 재무팀은 이제 CEO 및 각 부서 책임자들과의 대화에서 '숫자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논의하며, 전략실행의 핵심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AI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더욱 정밀한 고객 분석과 성장 기회를 포착하게 되며, 이는 곧 조직 전반의 민첩한 전략 수립으로 이어진다. 이는 금융 관리의 개념을 관리 중심에서 행동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AI 기반 재무전략은 단순히 일부 선두 기업만이 도입하는 트렌드가 아니라, 모든 산업군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의 도입은 결과적으로 CFO 역할의 재정의, 나아가 금융 조직의 전면적인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준비하는 기업만이 미래 재무환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