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데라(Cloudera)가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와 손잡고 기업들이 자사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AI 통합 솔루션 'AI-in-a-Box'를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인공지능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데이터 저장과 접근의 복잡성 문제를 풀기 위한 것으로,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중앙 집중형으로 관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번 제품은 클라우데라의 연례 행사인 EVOLVE25에서 공개됐으며, 그 외에도 자사 데이터 관리 플랫폼의 주요 업데이트 내용으로는 '클라우데라 아이스버그 REST 카탈로그'와 '레이크하우스 옵티마이저'가 포함됐다. 이 두 기능은 다양한 환경 간의 데이터 공유 및 활용 방식을 간소화하고, AI 관련 워크로드를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클라우데라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데이터 환경은 여전히 조각화되어 있는 상태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63%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52%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42%는 데이터웨어하우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분산된 데이터 환경은 AI의 효율적인 구현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며,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in-a-Box는 클라우데라의 컴퓨팅 엔진들과 델의 객체 스토리지 솔루션 'ObjectScale'을 통합해 하나의 보안된 환경에서 운영된다. 기업은 이 공간 안에서 데이터를 중앙에 모으고, 클라우데라 AI 워크벤치와 추론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실행 가능한 사설형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 환경은 AI 모델의 생성·훈련·배포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며, 클라우데라 에이전트 스튜디오를 통해 완성된 AI 모델은 자율형 지능 에이전트로 전환되어 인간의 개입 없이 업무를 수행한다.
낸드 리서치(NAND Research)의 애널리스트 스티브 맥도웰은 "AI용 데이터는 비용, 통제, 보안 측면에서 온프레미스에 저장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 헬스케어처럼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는 이러한 통합형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협업은 델과 클라우데라 모두에게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델은 기존처럼 AI 소프트웨어 스택 전체를 보유하기보다는, 클라우데라, 엔비디아(Nvidia), 허깅페이스(Hugging Face) 같은 파트너들과 협력해 제품 다양성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사전 통합된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 중이다. 반면 클라우데라는 델의 방대한 엔터프라이즈 고객층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하게 된다. 맥도웰은 이를 가리켜 "기술 통합인 동시에 강력한 시장 확대 전략"이라고 짚었다.
클라우데라의 최고 전략 책임자 아바스 리키는 "AI-in-a-Box는 규제 산업뿐만 아니라 안정적 비용 구조를 바라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해답이 될 것"이라며 "보안성과 예측 가능한 경제성, 효율적인 배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클라우데라는 새로운 데이터 관리 기능을 통해 AI 데이터 활용 효율까지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된 '아이스버그 REST 카탈로그'는 아파치 아이스버그(Apache Iceberg)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아키텍처의 오픈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며, 다양한 플랫폼과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간 데이터 공유를 손쉽게 구현한다. '레이크하우스 옵티마이저'는 테이블 최적화를 자동화하고, 복잡한 데이터 관리 작업을 AI가 대체함으로써 인력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클라우데라의 내부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이 옵티마이저를 활용할 경우 데이터 쿼리 성능이 최대 13배 향상되고 저장 비용은 최대 36%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위주의 AI 시대를 맞아, 클라우데라와 델은 클라우드-온프레미스 간 경계를 허무는 통합적 AI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 흐름에 발맞춘 이번 협업은 사설형 AI 구축을 위해 고민 중인 기업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IBM이나 VM웨어, 빅테크 클라우드 업체들과의 경쟁 구도에서도 클라우데라가 확실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