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기업의 디지털 전략 핵심으로 떠오르면서도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ROI) 확보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5년 9월 개최된 유아이패스(UiPath) 퓨전 행사에서는 AI 도입을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자동화 기반 확보'가 강조됐다. 데이브 벨란테(Dave Vellante) 더큐브리서치(theCUBE Research) 수석 애널리스트는 해당 행사에서 “AI 실험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기반부터 견고해야 한다”며 자동화(Automation)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행사 기조연설에서 유아이패스 측은 "AI가 ROI와 연결되는 지점은 강력한 자동화 체계를 통한 조직 전반의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밝혔다. 즉, 단일 기술 도입이나 도구 활용을 넘어, 전사적 차원의 신뢰 가능하고 확장성 있는 프로세스가 필수라는 의미다.
벨란테는 유아이패스 공동 창업자인 다니엘 다인스(Daniel Dines)와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많은 기업들이 AI 적용에 실패하는 첫 번째 이유로 자동화 기초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파일럿 프로젝트나 개별 프로세스 자동화에서는 의미 있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그는 "ROI만 보면 높은 수치가 나올 수 있으나, 순현재가치(NPV)가 매우 낮다면 장기적으로 조직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관점은 파일럿 중심 접근법을 채택한 기업들이 종종 마주치는 한계를 부각시킨다. 벨란테는 소규모 테스트 중심의 접근은 반복적이며 중요도가 낮은 프로세스를 대상으로 해, 투자 대비 실질 효과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아이패스는 중요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자동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단기적 비용 절감은 물론, 장기적인 가치 창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보안과 거버넌스 역시 자동화 기반 설계에서 중요한 축으로 부각된다. 벨란테에 따르면 자동화는 생성형 AI와 같은 불확실한 기술을 안정화하는 '결정론적 제어층'을 제공한다. "로봇은 변화가 적은 순차적 작업에 강하다. 이를 기반으로 생성형 AI의 확률적 판단을 보완하면서 조직 전반의 품질과 통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아이패스가 주도하는 자동화 플랫폼 전략도 주목된다. 엔비디아(NVDA), 오픈AI, 구글(GOOGL), 스노우플레이크(SNOW) 등 주요 기술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자동화를 중심으로 AI 이니셔티브를 안정적으로 연결해 나가는 구조다. 벨란테는 "핵심은 파편화된 기술들을 신뢰할 수 있게 연결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AI 전환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의 정교화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에 걸친 프로세스 설계와 자동화 기반 구축이 전제조건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번 유아이패스 퓨전에서 제시된 이러한 통찰은 AI 시대의 승자를 가르는 핵심 지표가 '기술'이 아니라 '기반’임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