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인공지능(AI) 챗봇과의 대화 내용을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기로 하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용자가 챗봇과 나눈 개인적인 대화까지 광고 타깃팅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논란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메타는 10월 1일(현지시간) 자사 AI 챗봇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대화 정보를 기반으로 향후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춘 광고 및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를 들어 사용자가 챗봇에게 근처 등산 코스를 물어본다면, 이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피드에 등산화 등의 제품 광고나 관련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광고 타깃팅 정책은 오는 12월 16일부터 공식 적용된다. 다만, 그 이전에 이루어진 대화 내용은 광고 데이터로 활용되지 않는다. 메타는 이 정책을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적용할 계획이지만, 한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한 지역은 초반 도입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향후 관련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메타는 이번 정책이 자사 헤드셋을 통한 음성 챗봇 이용까지도 포함하며, 이용자가 이를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챗봇 기능을 활용하면 자동으로 광고 타깃팅 데이터 수집에 동의하게 되는 구조다.
메타가 이처럼 AI 기반 개인화 광고 기술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치열해진 디지털 광고 시장 경쟁이 있다. 현재 메타 전체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며, AI 인프라 확충에 투자한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광고 수익의 극대화는 필수 과제다. 메타는 최근 몇 년간 챗봇과 이미지 기반 AI 모델, 음성 인식 기술 등 다양한 AI 제품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번 변화는 사용자 맞춤 콘텐츠 제공의 정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대한 명확한 투명성과 책임 있는 설명이 요구된다. 향후 각국 규제 당국의 반응에 따라 메타의 글로벌 광고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개인 정보 보호를 더욱 중시하는 국가에서는 추가적인 제재나 정책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