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호주에 본사를 둔 IREN Ltd.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댄 로버츠는 지속가능한 AI 컴퓨팅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와 theCUBE가 공동 주최한 'AI Factories – Data Centers of the Future' 행사에서 지속가능 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 전략을 공개하며 산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로버츠 CEO는 단순히 에너지 최적화를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장기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전략적 요소라고 규정한다. 그는 오래 지속되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지속가능한 설계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탄한 기반 위에서 인공지능 연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하드웨어, 그리고 운영 구조 전반에 걸친 수직적 통합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IREN은 기존에 보유하던 비트코인 채굴 설비를 AI 연산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하드웨어를 유연하게 교체해가며 급증하는 AI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를 갖췄다. 실제로 IREN은 2025년 6월 기준 약 1,900대였던 서버 수를 현재 23,000대까지 확장했으며, 조만간 3배 수준까지 추가 확장할 수 있는 여지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에너지 소모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버츠에 따르면, 지난 7년간 IREN의 모든 전력 소비는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에서 공급되었으며, 이는 기업 정체성의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년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100기가와트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반드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충족되어야 하며, IREN은 저렴한 재생에너지원이 존재하는 지역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GPU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라고 밝혔다.
AI 팩토리라는 개념 아래, IREN은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서버 집합소가 아닌 지능 산업화 시설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고성능 GPU의 밀집 배치를 위한 고밀도 랙 설계, 정교한 냉각 시스템, 그리고 안정적인 전력 분산 구조 등을 통해 단위 면적당 연산력을 극대화시키는 구조다. 기존 웹호스팅 목적의 레거시 인프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수준의 최적화다.
로버츠 CEO는 이번 행사에서 "단기적 이익을 위해 설계 원칙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며, "지속가능하고 탄탄한 기반 없이는 향후 AI 인프라 경쟁에서도 생존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AI 전환의 중심에서 지속가능성을 동력 삼아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IREN의 전략은 향후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GPU 클라우드와 에너지 효율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산업 표준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