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로 광컴퓨팅(photonics computing)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인 전자 기반 칩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실리콘 포토닉스를 활용한 광컴퓨팅은 AI 워크로드에 요구되는 막대한 대역폭과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토닉스 컴퓨팅 분야의 선두 주자인 라이트매터(Lightmatter)의 스티브 클링거(Steve Klinger) 제품 부문 부사장은 최근 열린 ‘AI 팩토리: 미래 데이터 센터’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내 연결 지연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우리는 실리콘 포토닉스를 통해 훨씬 높은 대역폭과 밀도의 연결성을 제공하고, 여러 연산 장치를 원활하게 조율하는 인터커넥트 솔루션을 실현 중”이라고 밝혔다.
광컴퓨팅은 전자 신호 대신 빛을 활용하기 때문에, 칩 간 통신에서 병목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라이트매터가 출시한 ‘패시지(Passage)’ 광 네트워크 솔루션은 GPU와 XPU 같은 고성능 연산 장치 간의 레이턴시를 대폭 낮추는 데 강점을 지닌다. 이는 AI 모델 학습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구조적 이점을 제공한다.
현재 대부분의 AI 데이터센터는 랙 내부에선 구리 기반 유선으로, 랙 간에는 전기 신호 기반의 플러깅 광학 장비를 사용한다. 하지만 단위를 확장할수록 대역폭이 급감하고 병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클링거 부사장은 “이러한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광학 기술을 연산 장비 전반에 직접 탑재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라이트매터는 다양한 온도 및 물리적 교란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제 데이터센터 환경에서도 포토닉 칩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을 내재화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술은 센터의 물리 환경 변화에 민감한 광기반 시스템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필수적 요소다.
AI 생태계가 더욱 빠르게 확장됨에 따라, 고성능 컴퓨팅 능력과 정밀한 데이터 전송 기술을 동시에 갖춘 광컴퓨팅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GPU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향후 AI 데이터센터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