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모달 인공지능(AI) 플랫폼 스타트업 팔(fal)이 급격한 비즈니스 성장세에 힘입어 1억 4,000만 달러(약 2,016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시리즈 투자를 이끈 이번 라운드는 실리콘밸리 대표 투자사 세쿼이아캐피털이 주도했으며, 엔비디아(NVDA), 세일즈포스(CRM), 쇼피파이(SHOP) 등의 벤처캐피털 자회사도 함께 참여했다.

팔은 기업용 생성형 미디어 제작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번 자금 조달로 전 세계적 확장을 위한 인프라 강화 및 제품군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안 매출이 4배 증가한 데 이어, 7월 직후부터 지금까지 다시 300% 가까이 성장하며 폭발적인 고객 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수백 곳의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팔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600개 이상의 이미지, 오디오, 영상 생성 AI 모델을 제공하며, 오픈AI의 소라2(Sora 2), 구글(GOOGL)이 최근 출시한 나노 바나나 프로(Nano Banana Pro)와 같은 대표 모델뿐 아니라 다수의 오픈소스 알고리즘도 포함돼 있다. 이 모든 기능은 단일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접근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발자들의 진입 장벽을 확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팔은 사용자 정의 모델을 실시간으로 구동할 수 있는 팔 서버리스(fal Serverless)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수천 개의 GPU 클러스터를 거의 즉시 가동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원하며, 엔비디아 H200, H100과 같은 최신 GPU에 대한 고속 접근성과 모니터링 도구도 제공한다. 보다 전문적인 요구사항을 가진 기업을 위해서는 전용 GPU 자원을 제공하는 팔 컴퓨트(fal Compute)도 마련돼 있다.

팔은 자체 모델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공개한 이미지 생성 모델 오라플로우 v0.3(AuraFlow v0.3)는 속도 중심의 '플로우 매칭' 구조를 적용해 보다 빠른 추론 성능을 실현했다. 이는 기존 확산 모델 기반 생성 AI보다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개발자와 연구자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버카이 구르(Burkay Gur) CEO는 “개발자와 기업들은 실시간 개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며 “팔은 이러한 환경이 전 세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기반이 되는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르 CEO는 이번 투자금이 차세대 AI 제품 개발과 함께 클라우드 인프라의 글로벌 확장, 그리고 시장 공략을 위한 인력 확보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팔의 행보는 단순한 AI 툴 제공을 넘어 전체 생성형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이며, 이번 대규모 자금 유치는 향후 기업용 생성AI 시장에서 팔이 핵심 인프라로 성장할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