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관련 인재를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점차 과열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신규 직원에게도 입사 직후부터 주식 보상을 제공하는 방침을 내놓으며 인재 유치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오픈AI는 최근까지도 일반적인 업계慣行처럼 일정 기간 근무한 뒤 주식을 받을 수 있는 ‘베스팅 클리프(vesting cliff)’ 제도를 운영해왔다. 이는 최소 12개월, 적어도 절반 수준의 6개월을 근무한 이후에야 주식 보상이 가능하다는 구조였다. 그러나 2025년 12월, 오픈AI는 피지 시모 애플리케이션 부문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이 제도를 전면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새로운 정책이 직원들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부담 없이 혁신적인 도전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치열해진 AI 인재 확보 경쟁이 자리한다.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인 메타(옛 페이스북)와 구글 등은 이미 수천억 원대 연봉 패키지를 앞세워 유수의 AI 연구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은 기술력이 우수한 스타트업을 통째로 인수하거나, 경쟁사의 인력을 고액 보상으로 스카우트하는 방식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아직 뚜렷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서도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 등 고정비 지출을 지속해야 하는 재무적 제약이 있다. 이에 따라 당장 현금 보상을 늘리는 대신,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주식으로 보상을 대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기업 예상 매출액 약 12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60억 달러를 주식 보상으로 책정했다.
이러한 흐름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또 다른 AI 기업인 xAI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xAI는 기존 재직 요건을 완화한 이후부터 채용 제안 수락률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AI 기술이 일부 직무를 대체하면서 조직 내에서는 초급 개발자 등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반면, 최고급 AI 인재에게는 오히려 수억 원대의 보상이 집중되는 고용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생성형 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글로벌 기업 간 인재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보상 시스템의 변화는 전통적인 고용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