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액센추어와 손잡고 자사 인공지능 도구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의 사상 최대 규모 배포를 완료했다. 대상은 전 세계 120개국에 걸친 액센추어 임직원 74만3000여 명으로, 기업용 AI가 ‘시범 운영’을 넘어 전사 확산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도입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배포를 넘어, 대규모 조직이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얼마나 빠르게 녹여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액센추어 직원의 97%는 일상적인 업무를 이전보다 최대 15배 빠르게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체감했다는 응답도 53% 늘었다.
액센추어의 코파일럿 도입은 2023년 8월, 소수의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한 초기 테스트로 시작됐다. 이후 선별된 직원군으로 범위를 넓혔고, 불과 몇 달 만에 약 2만 명 규모까지 확대됐다. 이후 단계적 배포 전략을 통해 현재의 전사 도입 수준에 도달했다.
액센추어 최고정보책임자 토니 레라리스는 도입 초기부터 직원들의 실제 사용 방식을 면밀히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데이터 전략, 데이터 거버넌스, 접근 통제 체계를 함께 조정해 코파일럿이 조직 내에서 안정적으로 활용되도록 설계했다. 그는 업무 현장에 맞는 사용 청사진을 다듬는 과정이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일괄 적용’ 대신 단계별 확산…대규모 조직 특성 반영
직원 수가 80만 명에 육박하는 글로벌 조직에서 AI 도입을 일시에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았다. 액센추어는 고위 리더 대상 1대1 교육, 신기능 안내, 팀즈 기반 커뮤니티 ‘비바 인게이지’를 활용한 집단 학습 등 맞춤형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직원들이 코파일럿 활용 사례를 서로 공유하도록 유도한 점도 확산 속도를 높인 배경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이런 방식이 조직 내부의 실험 문화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직원들이 실제 활용 사례를 보면서 스스로 새로운 업무 방식을 시도하게 됐고, 이것이 자연스러운 채택 확대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레라리스는 특히 사용자 집단별로 접근법을 달리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리더층에는 해당 도구가 본인 업무에 어떤 가치를 주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했고, 일반 직원에게는 실무 중심의 활용법을 제시해야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나의 메시지로 모두를 설득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실제 내부 설문에서도 도입 효과는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다.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 비율은 89%에 달했고, 응답자의 84%는 코파일럿이 사라지면 ‘매우 아쉬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체험 수준을 넘어, 업무 도구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로 읽힌다.
마케팅·영업 성과로 연결…AI 투자 회수 논란에 반박 재료
활용 사례도 구체적이다. 액센추어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조직은 신규 콘텐츠가 기존 브랜드 자료와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점검하는 표준 도구로 코파일럿을 쓰고 있다. 스토리보드 작성과 새로운 마케팅 콘셉트 구상에도 활용되는데, 과거에는 전문 디자인 조직의 도움이 필요했던 작업 일부를 현업 부서가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영업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액센추어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합작사 아바나드는 내부 의사결정 도구 ‘D3’를 개발했는데, 여기에 코파일럿을 접목해 8-K, 10-K 보고서와 각종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도록 했다. 액센추어는 이를 통해 영업팀의 판매 기회 발굴이 평균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직원들이 코파일럿의 최신 기능을 활용해 워크플로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코딩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생성형 AI가 특정 기술 인력만의 도구가 아니라 일반 사무직의 자동화 수단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해온 투자자들의 시선을 의식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인프라와 서비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왔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기업 고객이 실제로 투자 대비 수익을 충분히 얻고 있는지 의구심을 보여왔다. 그런 점에서 액센추어 사례는 ‘대규모 기업도 AI 도입 효과를 수치로 입증할 수 있다’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액센추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코파일럿을 전문 서비스업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기반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직원이 확장되는 디지털 노동력을 관리하는 ‘AI 네이티브’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용 AI 경쟁이 이제 실험 단계를 지나 실제 운영과 성과 검증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배포는 시장의 분기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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