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증권사들에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하는 이른바 금가분리 원칙을 위반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강화하라고 안내했다. 최근 증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의 협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제도 공백 속에서 규정 위반 소지를 미리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3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각 증권사에 ‘가상자산 관련 업무 추진 시 유의사항 전파’라는 제목의 업무서신을 보냈다. 이 서신은 금융감독원의 요청에 따라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증권사가 가상자산 거래소와 손잡고 서비스를 만들거나 시스템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현행 정책 방향과 충돌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먼저 살펴보라는 것이다.
금투협은 특히 최근 늘고 있는 업무 제휴 사례를 언급하며, 제휴 내용이 금가분리 원칙에 저촉되거나 사실상 업무위탁에 해당하면 서비스 제공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업무위탁은 금융회사가 해야 할 일부 기능을 외부 사업자에게 넘기는 형태를 뜻하는데,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협업이 이 범주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규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연계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자체 법률 검토를 충분히 하고, 금융감독원과도 사전에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안내는 새로운 금지 조치를 꺼내 든 것이라기보다, 2017년 이후 유지돼 온 정부의 금가분리 기조를 다시 확인한 성격에 가깝다. 금투협도 이번 조치가 증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자체를 막으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증권사의 가상자산사업자 지분 취득이나 전략적 협업은 아직 선례가 많지 않은 만큼, 기존 금융 규제 틀 안에서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불명확한 부분이 남아 있다는 점이 이번 안내의 배경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가상자산사업자 지분 취득과 협업 등이 전례가 거의 없는 사안인 만큼, 규정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차원에서 충분히 협의해 달라고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제도권 금융회사와 가상자산 업계의 접점이 빠르게 넓어지는 만큼, 앞으로는 단순한 주의 환기를 넘어 구체적인 허용 범위와 심사 기준을 정리하는 논의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